조사 결과, 남남갈등의 원인을 묻는 말에는 '(정치인들이) 남남갈등을 정치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란 응답이 전체의 57.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무력도발 등 북한 측의 원인 제공'을 꼽은 응답자는 9.7%에 그쳤다.
응답자의 66.1%는 '남남갈등이 분단의 장기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식했고, '남남갈등이 북한의 태도 악화를 부른다'는 응답도 58.7%나 나왔다.
남남갈등이 나타나는 양상과 관련해선 '이념 갈등'(47.9%)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고, '계층갈등'(24.0%), '세대갈등'(17.9%), '지역갈등'(10.2%) 등이 뒤를 따랐다.
남남갈등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활용되고 있고, 갈등 해결이나 사회통합 비용을 부풀려 정부의 통일·대북정책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 국민들은 남남갈등을 악화시킨 책임이 주로 정당과 정부에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0.8%는 남남갈등 심화에 영향을 미친 주체로 '정당'을 꼽았고, 정부(19.8%)란 응답이 두 번째로 많았다.
언론(16.2%)과 대통령(16.0%), 국회(10.1%), 시민단체(7.1%)도 남남갈등 악화에 한몫한 주체로 거론됐다.
하지만 남남갈등을 해결할 주체로는 정부(32.0%)와 대통령(20.3%), 정당(17.3%)이라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이는 통일 및 대북 관련 이슈에서 대통령의 의지와 정부의 행정력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응답자들은 연령대와 학력, 소득, 사회계층, 정치성향, 거주지역 차이에도 상당히 일관된 답변을 내놓았으며, 국민인식 조사와 별개로 통일 관련 분야 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델파이' 조사에서도 대체로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는 "전문가와 국민이 바라보는 남남갈등은 상당히 정치적이고 이념적이며, (북한과의 연계성이 낮은) 내부적 성격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남남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 분야의 우선적 노력은 갈등의 정치적 활용 중단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만 19∼6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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