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소녀의 마음은 꽃봉오리를 닮았다. 따뜻한 햇볕과 애정이 있을 때 꽃으로 피어난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봉오리는 만개하기 전 설렘이 있어 때로는 활짝 핀 꽃보다 더 아름답다.
오마이걸은 이런 소녀의 마음을 노래하는 그룹이다. 때론 사랑에 빠진 들뜬 마음을, 때론 별똥별에 소원을 비는 간절함을, 때론 몰아치는 감정의 파도 때문에 잠 못 드는 밤을, 오마이걸은 아주 소녀답게 부른다.
많은 걸그룹이 있지만 오마이걸이 독보적인 건 이 때문이다. 이들은 섹시, 큐트, 청순 등 어떤 한 카테고리로 특정화하기 어려운 종잡을 수 없는 소녀들이다. 어느 날은 다 큰 어른처럼 보이지만 다시 자고 일어나면 영락없는 소녀다.
최근 한 음악 프로그램 방송을 앞두고 만난 오마이걸은 무대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넘치는 매력을 풍겼다. 아이돌 그룹 가운데 유일한 여성 컴백 팀이라는 말에 "신기하다. TV를 틀었을 때 '비타민 같은 그룹이 나왔네'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며 멤버들은 기분 좋게 웃었다. 이런 미소를 보고 누가 비타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
지난해 10월 발매한 '클로저' 이후 약 6개월 만에 돌아온 8명의 소녀들은 분위기를 180도 바꿨다. 달님에게 소원을 빌던 몽환적인 요정들이 이젠 확신이 들지 않는 감정에 복잡해하는 심경을 '머릿속에 어질러진 섬들을 맞춰도 모르겠어. 그 사람도 날 사랑할까'라는 독특한 가사로 노래한다.
리더 효정은 "(앨범을 준비하며) 기대도 있었고 걱정도 많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클로저'와 비교해 한층 더 역동적인 안무가 많고 곡도 발랄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끝에는 "부담도 있었지만 재밌다. 멤버들끼리 단합심도 생기는 것 같고"라며 다시 웃는다. 아, 또 소녀다.
활발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롤러 걸' 느낌의 통급 슈즈도 준비했다. 색색 의상은 따뜻하게 풀린 날씨와 잘 어울린다. 효정의 바람대로 보기만 해도 '해피 바이러스'가 퍼질 것 같은 청량함이 풍긴다.
그동안 음악 프로그램 활동에 주력했던 오마이걸을 이번엔 여러 채널에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미미는 "멤버들이 다 개성이 있다. 이번 활동은 다양하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멤버들이 모두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하는 게 소망. 이를 통해 멤버들 안에 숨겨진 매력을 알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물론 지금처럼 소녀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일도 잊지 않을 것이다. 더 성장하기 전에, 딱 지금만 할 수 있는 10대~20대의 풋풋한 이야기가 있으니까.
"우리 나이가 딱 소녀예요. 소녀 안에는 내재된 감정이 많죠. 그런 감정들을 비트감에 따라 풀어내는 게 목표예요. 어떤 때는 애틋하고 아련하다가 또 어떤 날엔 역동적이고 활발해지죠. 그게 저희가 나가는 방향이고 저희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이번엔 짝사랑하는 마음을 담았어요. 준비를 하면서도 굉장히 재밌었어요.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설레요."(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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