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코트라(KOTRA) 사장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 현상을 국내 수출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이 연평균 10%에 육박하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도 연평균 15.5%씩 증가하는 등 중국 경제의 덕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앞으로는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은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 비중이 71.8%를 차지한다. 소비재 비중은 6.5%에 불과하다. 하루빨리 이같은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수출 전략이 필요한 상태다.
그는 “중국도 이제 내수시장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 가능한 경쟁력 있는 소비재를 확보하고 내륙 2·3선 도시를 공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20일 발효돼 올해 2년차를 맞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를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김 사장은 “중국이 FTA를 체결한 19개 국가 중 한국만큼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나라도 없다”면서 “수출 품목 다변화와 시장 고도화 등을 통해 FTA 효과를 극대화할 경우 경쟁국에 비해 중국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중국의 해외직구 품목 제한 정책에 대해서도 오히려 새로운 제품의 시장개척을 위한 ‘품목 다변화’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전반적인 소득 수준 향상으로 고급 제품을 찾고 있고, 두 자녀 정책으로 영유아 제품이 인기가 많다”면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으로 재점화되고 있는 한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바람직하다”고 짚었다.
KOTRA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FTA 활용 설명회 및 활용지원센터 운영 등 한중 FTA의 활용률을 제고하고 대중국 수출 확대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김 사장은 수출 다변화를 위해 중국에만 의존하지 말고 멕시코, 인도, 이란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로 KOTRA는 '일대 일 상담회'를 통해 2015년 총 6개 지역, 15회의 상담회에 748개사가 참가해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에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해당 기간 동안 체결된 계약은 260건이 넘는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2900억원(20억26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2월 대통령 중동 순방 때부터 시작된 일대 일 상담회는 개별접촉이 어려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단번에 경제사절단의 ‘고정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상담회의 효과는 참여 기업 수로 곧바로 나타났다. 이번 대통령 이란 순방에서도 소위 ‘대박’이 났다. 지난 2일 열린 상담회에서 한국 기업 123곳과 이란 바이어 494곳이 904건의 상담을 통해 5억 달러가 넘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김 사장은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정상외교를 대규모 인프라 수출이 아닌,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으로 중점 활용하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면서 “국내 기업으로서는 대통령이 보증하는 업체라는 ‘후광효과’가 있고, 외국의 바이어들에게는 ‘신뢰성’을 제공해 실질적 성과창출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KOTRA는 현장 주선에서 그치지 않고,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수요가 생길 시 후속 사절단을 꾸려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김 사장은 “한국의 수출은 세계경기 침체 때 타격을 많이 받는 신흥국의 비중(58%)이 너무 높다”면서 “대기업 중심의 13대 수출 주력품목 비중(79%)의 경쟁력 저하에 대응해 중소․중견기업이 강점을 지닌 신규 품목 발굴과 함께 선진국에 대한 수출 비중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 정부가 추진 중인 신규 수출기업 5000개 육성사업 중에 KOTRA가 45%에 해당하는 2240개사의 수출기업화를 맡고 있다”면서 “수출전문위원 및 해외무역관 전담인력을 보강하고 추가 예산을 배정해 맞춤형 밀착지원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