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호수안의 천개 섬’ 첸다오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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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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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다오후 메이펑[사진=첸다오후 여유위원회 제공]


인민화보 리후이펑(李慧鵬) 기자 =천 년 옛 도시가 호수 아래서 깊은 잠을 자고 천 개의 산봉우리가 천 개의 섬이 되었다. 천개의 섬을 가진 호수라 해서 붙여진 이름, 첸다오후(千島湖)...구이린(桂林)의 풍경과 쌍벽을 이루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호수로 타이후(太湖), 둥팅후(洞庭湖)보다 더 광활하다.

2000km 정도 이어진 호안선이 마치 황금빛 허리띠처럼 1078개의 섬을 에워싸고 있다. 호수의 얕은 곳
은 비취색 비단 같고 깊은 곳은 딥블루의 바다 같다. 첸다오후는 요즘 보기드문 고요한 곳이다. 조용하게 호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오래된 마을을 거닐면서 역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호수 둘레를 기분 좋게 자전거를 타면서 푸른 산과 물에 빠져들 수도 있다. 밤이면 호수의 물이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잠에 들고, 새벽이면 호숫가에서 기다리고 있던 바람이 살랑살랑 잠을 깨운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서쪽 춘안(淳安)현에 위치한 첸다오후는 동쪽으로는 항저우와 129km, 서쪽으로는 황산(黃山)과 140km 떨어져 있다. 천개의 섬의 옹기종기 모여있는 캐나다 킹스턴의 ‘천섬(Thousand Islands)’, 후베이(湖北)성 황스(黃石)시 양신(陽新)현의 ‘셴다오후(仙島湖)’와 더불어 ‘세계 3대 천도후(천개의 섬을 가진 호수)’라고 불린다.
 

첸다오후의 석양[사진=첸다오후 여유위원회 제공]


물과 산이 어우러진 옛 도시

첸다오후가 속한 춘안현은 춘안현과 쑤이안(遂安)현이 합병된 것이다. 옛 춘안현은 동한 14년(AD 209)에 건설된 지역으로 옛부터 저장성 서부의 주요 도시이자 저장성과 안후이(安徽)성 경계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옛 쑤이안현은 7세기에 만들어졌다. 천 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이 두 옛 도시는 신안강(新安江)댐 건설로 1959년 수몰됐다. 지금의 첸다오후진(鎭)은 1959년 10월 옛 쑤이안현이 이전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춘안은 ‘천봉군(千峰郡)’으로 유명했다. 춘안은 다양한 산 지형을 자랑한다. 1957년 중국이 최초로 자체 설계하고 건설한 대형발전소인 신안강수력발전소가 착공되면서 댐이 만들어지면서 신안강을 막았다. 1959년 9월 21일부터 댐에다 물을 채웠다. 주변의 표고 108m 이하 지역은 모두 물에 잠겼다. 이로써 3대 산맥이 굽이굽이 이어져 장관을 이루던 산과 골짜기, 구릉이 물에 잠겼다. 이들은 밤하늘의 크고 작은 별처럼 점점이 박혀 다채로운 자태를 뽐내는 섬이 되었다. 산을 둘러싼 물, 물을 둘러싼 산이 펼쳐지는 장관이 연출됐다.
 

작은 섬[사진=첸다오후 여유위원회 제공]


첸다오후 100배 즐기기

첸다오후는 범위가 넓어 남동구역, 중심구역, 북서구역, 남서구역, 북동구역, 푸시석림(賦溪石林)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심구역과 남동구역, 주변 옛 마을을 둘러보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승선표 한 장이면 하룻동안 각 섬 사이를 오갈 수 있다.

첸다오후의 천 개 섬 가운데 관광객의 필수 코스는 메이펑관(梅峰觀)섬이다. 섬 자체는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지만 첸다오후의 절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역이다. 동서 두 개의 전망대에 오르면 첸다오후의 작은 섬들이 물 위에 꽃잎처럼 흩뿌려져 있는 장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풍경은 별이 촘촘히 박힌 은하수 같기도 하다. 큰 섬과 항구가 뒤섞여 푸른 섬과 맑은 물 사이에 하얀 모래사장의 라인을 형성한다.
 

룽산섬의 룽산 파이팡(牌坊)[사진=첸다오후 여유위원회 제공]


위러(漁樂)섬의 모든 시설은 물고기 모양으로 되어 있다. 섬에서는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물고기떼를 볼 수 있다. 이 섬은 상업적 분위기가 짙어 제트스키, 범퍼보트, 바나나보트 등 각종 수상 레저스포츠가 모두 있다. 심지어 태국의 트렌스젠더쇼도 있다.

다른 곳의 상업적 분위기와는 달리 룽산(龍山)섬의 해서사(海瑞祠)와 영고종루(寧古鍾樓)는 이곳의 역사를 증명한다. 해서(海瑞, AD 1514-1587)는 중국 명나라 때의 유명한 청렴 관리다. 그가 춘안현에서 지현(知縣)을 지냈기 때문에 후세에 그를 기념하기 위해 룽산에 해서사를 지었다. 해서사 안에는 광초(狂草)체로 쓴 수(壽)자 비석이 있다. 이 비석 위에 ‘생(生)’ ‘모(母)’ ‘칠(七)’ ‘십(十)’ 4개의 글자를 새겼다. 이 4개 글자를 합치면 수(壽) 자가 된다. 해서사로 올라가는 길은 숲이 우거지고 새소리가 들린다. 약 500개의 돌계단을 올라가면 영고종루에 도착한다. 종루 위에 서면 첸다오후진(鎭) 지역이 보여 또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첸다오호에는 138km 길이의 섬 일주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있다. 자전거를 빌려 돌아보는 것도 편리하다. 섬 일주도로를 따라 보이는 풍경은 매우 아름다워 호수 경치를 감상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사진=첸다오후 여유위원회 제공]


첸다오후는 너무 넓기 때문에 하루에 한 구역만 볼 수 있다. 남동구역을 선택해 높은 곳에서 첸다오후의 풍경을 한 눈에 보고 싶다면 황산젠(黃山尖)에 꼭 들러야 한다. 황산젠에 오르면 북서쪽으로 백여 개가 넘는 섬들이 진주처럼 흩어져 ‘공(公)’ 자 모양을 이룬 것을 볼 수 있다. 남동쪽은 황산젠과 셴산(羨山)섬이 서로 끼어서 형성된 협곡이 있다. 남서쪽을 바라보면 끝없는 호수 너머 운무에 가려진 라오산(姥山)섬의 신비로운 풍경이 보인다.

첸다오후 남동구역에 위치한 미산(蜜山)섬은 옛부터 불교 성지였다. ‘벽호청산장고사(碧湖青山藏古寺)’라는 말은 미산도를 가리킨다. 섬에는 미산선사(禪寺), 신비로운 돌길, 음시정(吟詩亭), 마애곤종(摩崖滾鍾), 불수(佛手), 대웅보전, 방생지, 골탑이 있다. ‘세 스님과 물동이(三個和尚沒水吃)’ 이야기도 이곳에서 생겼다.
 

아침햇살과 안개 속의 상시촌[사진=첸다오후 여유위원회 제공]


속세에서 벗어난 마을

춘안현에서 북쪽으로 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상시(上西)촌에는 눙자위안(農家院, 농촌 민박)이 많다. 관광객은 눙자위안에서 춘안 사람들의 인심과 농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상시촌 사람들 대부분은 성이 왕(王) 씨다. 동한시대의 대 서예가 왕희지(AD 303-361)의 후손이 전란을 피해 이곳으로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마을에는 왕 씨 사당과 ‘아(鵝)’ 자 서비(書碑)가 있다. 이곳에는 자급자족의 소농 경제와 전통적이고 소박한 풍습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에 아름다운 풍경마져 더해져 마치 도연명의 ‘채국동리하, 유연견남산(采菊東籬下, 悠然見南山,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꺽고 유유하게 남산을 본다)’이라는 도화원의 풍경을 보는 듯하다. 간차오완(甘草灣) 폭포군은 상시촌 서쪽의 다산(大山)곡에 있다. 골짜기는 수풀이 무성하고 물이 많으며 산봉우리와 암석이 특이하다. 특히 풍부한 물줄기가 폭포를 이룬다.
 

첸다오호에서 큰 그물로 고기 잡는 모습은 보기 드문 풍경이다. 한 번에 수십만 근의 물고기가 잡힌다. 보통 주말에 잡는다.[사진=첸다오후 여유위원회 제공]


남서구역에 위치한 친촨(芹川)촌은 75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개울에 의해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보면 개울을 따라 ‘왕(王)’ 자 모양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친촨은 ‘4개의 산이 2개의 물을 둘러싸여 친수(芹水)가 끊이지 않는다’는 말에서 비롯됐다. 물이 있는 곳을 택해 민가가 지어졌고 민가는 구불구불한 개울을 따라 산기슭으로 뻗어 있다. 마을에 남아 있는 오래된 후이저우(徽州)식 건물이 이 도시의 연륜을 말해준다. 작은 다리와 물, 옛 민가가 이 마을의 특징이다. 특히 일부 민가는 기둥과 대들보를 채화로 장식해 옛 민가 건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마을에서는 젊은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어두컴컴한 대문 안에는 대부분 나이든 사람만이 앉아있다. 문 앞에 누에고치를 가지런하게 늘어놓고 말리는 사람, 조용히 앉아 햇빛을 쬐는 사람들의 깊은 눈빛은 마치 역사와 대화하고 있는 듯하다.

이 고요함 속에서 떠들썩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오리들이다. 오리떼가 개울에 모여 있다. 한 무리는 물 속에서 먹이를 잡고 한 무리는 다리 사이에서 장난을 치면서 삶의 한 풍경을 이룬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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