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그림자 금융이 여전히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최근 뜨거운 인기를 누리며 마구잡이식으로 팽창하고 있는 P2P 등 인터넷 금융이 이러한 추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홍콩 완더(萬得)통신사는 무디스의 최근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그림자 금융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0% 급증한 53조 위안에 육박하는 등 지난 2010년 이후 '야만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53조 위안은 중국 경제총량의 8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과 그러한 금융기관 사이의 거래를 이르는 말로 채무불이행 등 리스크가 크다. 최근에는 특히 P2P 대출의 빠른 성장세가 그림자 금융 확대를 부추기고 있어 주목된다.
무디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테크 상품 관련 그림자 금융 규모가 21조6000억 위안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10조9000억 위안은 위탁대출, 7조2000억 위안은 비공식기관 혹은 P2P 대출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금융 플랫폼인 왕다이즈자(網貸之家)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국 P2P 대출 누적 거래규모는 2조361억3500만 위안에 육박, 2조 위안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1조 위안을 넘은지 7개월 만에 두 배 규모로 커진 것이다. 5월 P2P 대출 거래량은 1480억1700만 위안으로 전월대비 3.44% 증가하며 월 단위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5월 말 기준 문제가 발생해 영업정지를 당한 P2P 업체는 총 1684곳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도 전체의 3%인 27만8000명에 육박했다. 미상환 대출잔액은 170억5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인민은행도 단속 역량을 강화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인터넷 금융 통제력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자료 수집 작업에 착수했다. 성쑹청(盛松成) 인민은행 조사통계사(司·국) 사장에 따르면 모니터링 작업이 지난달 초에 이미 시작됐다. 대출 용도, 운용자금에 대한 제3자 감독 여부 등을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정웨이(魯政委) 흥업은행 수석경제학자는 "인민은행의 이러한 행보는 P2P 등 인터넷 금융에 대한 단속이 시급함을 확실히 인지한 데 따른 것"이라며 "하지만 고수익을 기대하며 몰려드는 투자자가 워낙 빠르게 늘고 있어 문제"라고 설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인터넷 금융 플랫폼 중 90% 이상이 최저 8%에서 최고 24%에 달하는 연수익률을 약속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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