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중 한진 상장사만 이자비용이 영업익보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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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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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국내 10대 재벌 가운데 한진그룹 상장사만 상반기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밑도는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그룹만 벌어들인 돈으로 빌린 돈 이자를 못 갚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머지 10대 재벌은 채무상환 능력을 1년 만에 크게 개선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자산 규모로 10대 재벌에 속한 상장사가 지급한 이자비용은 총 1조779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66억원) 대비 38.4% 감소했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은 모두 24조490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3% 늘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13.76배로 전년 동기(17.53배)보다 3.77배 포인트 악화됐다. 1년 사이 채무상환능력이 이 수치만큼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일정 기간 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해당 기간에 갚아야 할 이자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으면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갚을 수 없다는 의미다.

10대 재벌 상장사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진 것은 한진그룹의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나머지 재벌 상장사는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이 좋아진 가운데 채무상환능력이 개선됐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14조8198억원을 벌어들여 1년 전보다 13.10% 증가한 반면 이자비용은 43.15% 감소했다. 이자보상배율은 69.54배로 10대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LG그룹도 상반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이자보상배율이 20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82% 늘었다. 반면 이자비용은 7.25% 줄었다.

GS그룹(6.90배) 및 SK그룹(5.38배), 한화그룹(4.29배), 현대중공업그룹(4.14배), 포스코그룹(3.92배), 현대자동차그룹(3.81배), 롯데그룹(3.13배)은 이자보상배율이 각각 3~6배 수준으로 모두 1배를 웃돌았다.

반면 한진그룹 이자보상배율은 0.67배로 전년 1.12배에 비해 0.45배 포인트 떨어졌다. 2015년 상반기만 해도 영업이익으로 겨우 이자비용을 감당했다면, 올해 들어서는 이마저도 불가능할 만큼 형편이 어려워진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자보상배율이 지속적으로 1배를 밑돈다면 빚이 빚을 불리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며 "투자에 앞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큰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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