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일본 후쿠오카) 박성준 기자 = 글로벌 주류기업 디아지오코리아가 침체된 위스키 시장을 살리기 위해 기존 제품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소비자 층을 고려하는 전략을 내놨다. 한국의 위스키 시장은 2008년 약 290만 상자(1상자=9ℓ)였던 출고량이 지난 해 약 170만 상자로 8년 동안 38%나 하락했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2일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기간 침체에 빠진 위스키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새로운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한국 위스키시장이 나가야 될 방향은 일본 시장이 참고 사항은 된다"며 "일본의 위스키 시장은 그나라의 문화와 접목이 돼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배타적이지 않아 가볍게 다가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시장은 과거 우리와 마찬가지로 장기 침체에 빠졌다가 최근 성장세로 돌아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시장의 특징은 우리처럼 특정 장소나 상황에 제한된 소비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가볍고 편하게 위스키를 즐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일본의 위스키 시장은 2011년부터 되살아나기 시작해 5년동안 연평균 8.1%의 성장률을 보이며 회복에 박차를 가했다.
이러한 일본 위스키 시장의 회복은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서 출발했다는 게 조 대표의 분석이다. 그간 딱딱하고 고급스럽기만한 이미지가 대중적인 친숙함으로 다가섰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한국의 전체 위스키 소비량을 80% 이상이 유흥업소에서 이뤄진다"며 "일본의 경우 한국과 달리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 이른바 '가정용 소비'(home consumption) 비중이 50%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일본의 회복을 참고해 조 대표는 3가지 포인트로 국내 위스키 시장의 전략을 점검했다.
우선 비싸기만 한 남성의 술이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술이라는 의미의 '인지도' 재고가 필요했다. 또 제한된 곳에만 판매되는 게 아닌 다양한 채널과 음용법의 연구도 병행되는 '소비자 연관성'을 높이도록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위스키 관련 상품의 정보가 대중에게 알려지는 '지식'의 전파를 강조했다.
아울러 조 대표는 이같은 전략을 바탕의 기본에 위스키의 전통성을 함께 전달해야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위스키 시장의 발전을 위해 조 대표는 문화적 이질감을 겪는 새로운 세대의 공략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을 통해 시장을 넓혀갈 순 있지만 결국 새로운 소비자의 유입이 시장의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조 대표는 밀레니엄 세대의 주류 문화를 고려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고려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의 사례를 참조해 레스토랑과 펍 등에서도 위스키 판매가 고려될 수 있으며 소용량 제품으로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디아지오는 조니워커 레드 제품의 경우 200㎖ 소용량 패키지를 10월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윈저 출시 20주년을 맞아 한국 위스키 시장의 변화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양한 소비자 경험을 통해 위스키 문화를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