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차이나머니의 거침없는 인수·합병(M&A) 열기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이 글로벌 산업 구조 지각변동을 서서히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화신망(和訊網)은 톰슨로이터 보고서를 인용해 올 1~3분기 중국의 국내외 M&A 거래액이 5309억 달러(약 588조원)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고 25일 보도했다. 건당 평균 거래액도 1억4610만 달러(약 1618억원)로 지난해 동기간의 1억3290만 달러보다 늘었다.
중국 기업의 뜨거운 해외기업 M&A 열기가 전체 M&A 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무부와 국가통계국, 국가외환관리국이 22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중국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는 총 486건에 달했다. 67개 국가 및 지역의 16개 분야에 걸쳐 M&A가 이뤄졌으며 실제 거래를 마친 M&A 규모는 617억 달러(약 68조3328억원)로 지난해 총액 544억4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차이나머니의 해외기업 M&A 소식이 잇따르고 그 규모도 커지면서 이러한 흐름이 글로벌 산업구조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장진신(張金鑫) 베이징교통대학 중국기업 인수합병 연구센터 주임 화하시보(華夏時報)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가전업계의 강자였던 일본 도시바의 가전제품 사업부는 중국의 메이디그룹이, 샤프 가전사업부는 대만계 기업 폭스콘이, 미국 GE의 가전사업부는 하이얼이 인수했다"면서 "이는 세계 가전업계 시장의 판도를 중국이 좌우하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 주임은 완다그룹도 언급했다. 완다그룹은 미국 대표 극장체인 AMC에 이어, 호주, 유럽 유명 극장체인을 사들이며 세계 최대 극장체인업체로 부상했다. 할리우드 영화사 레전더리 픽처스를 인수하는 등 세계 영화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웠다.
중국 온라인뉴스매체 펑파이뉴스는 26일 2005년 파산 후 중국 난징자동차에 인수된 영국 MG 로버 그룹이 최근 영국 공장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MG로버의 남은 생산기지는 이제 중국 뿐이다. 영국의 MG로버가 중국 사업부에 대부분의 인력을 배치, 중국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중국 기업이 된 것. 2007년 상하이자동차가 난징자동차를 인수하면서 MG로버는 현재 상하이자동차 계열사다. 이 역시 중국 기업의 M&A 파도가 일으킨 변화 중 하나다.
거침없는 M&A 열기와 함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핑(於平)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부회장은 "중국 기업이 M&A를 전략적 목표로 삼고 실제 수요와 적합성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인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는 M&A 효과를 크게 떨어뜨려 기업 부담만 늘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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