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이달 말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세월호 인양이 또다시 한 달가량 늦어질 전망이다.
2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개시한 세월호 선미 리프팅빔 설치 공정이 당초 완료 목표일이던 8월 말을 넘겨 한 달 넘게 지연되고 있다.
선미에 리프팅빔 8개를 넣으려면 선체 아래 해저면을 굴착해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해저면 지질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굴착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저면이 뻘, 모래, 호박돌(직경 20∼30㎝) 등으로 구성됐고 일부 구역은 흙과 돌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형태의 퇴적층이 불규칙하게 존재해 굴착장비의 걸림 현상이 반복됐다"고 밝혔다.
이어 "선체와 해저면 사이의 공간이 높이 0.4∼0.8m로 협소해 대형장비를 투입하는 데 한계가 있고, 선체 주변에 조류로 퇴적된 토사언덕(폭 2∼4m·높이 2m)을 제거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조사했을 때에도 단단한 퇴적층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으나 선체 바로 아래의 지질상태는 물리적으로 조사할 수 없었고, 실제 굴착을 하기 전에는 어떤 곳이 단단한 퇴적층인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해수부는 한 달 넘게 굴착 작업을 벌인 끝에 지난 21일 첫 번째 빔을 삽입했으며 나머지 7개 빔을 차례로 설치할 예정이다.
리프팅빔 설치 완료 시까지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상시 운영해 공정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장 변수가 있긴 하지만 이후 나머지 빔을 설치하는 작업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미 리프팅빔 설치 작업은 다음 달 초에야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리프팅빔 설치가 마무리되면 와이어·리프팅프레임·크레인 연결, 플로팅독 선적, 철재부두로 이동·육상거치 등의 작업이 이어진다.
해수부는 10월 말까지 모든 인양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장 여건에 따라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해수부는 세월호의 플로팅독 선적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월호 선수(뱃머리) 들기 때처럼 소조기와 유의파고 1m 이내일 때에만 작업이 가능해 기상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작업이 사실상 어렵지 않으냐는 지적에 해수부 관계자는 "여름보다는 불리하겠지만, 물리적으로 작업은 가능하다"며 "지난해 상하이샐비지가 11∼12월 45일간 선체 유실방지망 설치 작업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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