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피 한방울로 모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면서 미국의 스타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던 테라노스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테라노스의 핵심사업이던 혈액검사에서 철수하고, 직원도 40%이상 줄일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라노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엘리자베스 홈즈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혈액검사 센터와 연구소를 폐쇄하기로 했으며, 이로 인한 감원이 340명에 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엘리자베스 홈스의 극적인 후퇴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 2003년 겨우 19세에 불과한 나이로 테라노스를 세웠던 홈즈는 지난 2013년 피 한 방울로 모든 질병을 진단한다는 혈액검사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승승장구를 했다. 이 플랫폼 출시 뒤 회사의 기업가치는 무려 90억달러(한화 약 10조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사업의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나면서 혈액검사 효과가 상당부분 과장돼 있고 진단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보건당국 역시 라이선스 취소와 연구소 폐쇄 등 엄격한 제재를 취하면서 테라노스는 존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 7월 테라노스의 연구소 운영 라이선스 취소하고 캘리포니아 연구소도 폐쇄했다. 또 홈스가 향후 2년간 어떤 연구소를 소유하거나 운영하지 못하도록 자격중단 조치를 취했다. 테라노스는 이들 조치에 항소를 제기했으며, 아직 행정소송 등으로 당국의 조치는 시행되기 전이다.
한편 테라노스는 지난 8월 ‘미니랩’으로 불리는 프린터 크기의 새 혈액검사 기기를 발표하면서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보건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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