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2차 TV 토론까지 끝나면서 미국 백악관의 주인을 정하는 대선 레이스도 8부 능선을 넘어섰다. 대선까지 3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양당 후보가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어 향후 유세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말초신경'에 가려진 주요 이슈들...지지율 변화에 주목
워싱턴포스트(WP)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 있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는 경제(84%)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러 대응책과 외교 정책은 각각 80%, 75%로 그 뒤를 이었다. 건강 등 복지 문제(74%), 총기 규제(72%), 이민 정책(70%)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각각 대선 출마를 확정한 뒤 약 100일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그러나 정작 유권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네거티브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탓에 주요 공약을 전면에 내세울 새도 없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발언만 나왔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로서는 '음담패설 파일'을 비롯한 과거 여성 차별 발언, 탈세 의혹 등으로 인해 트럼프의 지지율 하락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트럼프가 집중 공격했던 유색인종뿐만 아니라 여성 유권자의 지지율이 남은 대선 과정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인종별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현재 트럼프를 지지하는 백인 유권자 비율은 45%로 클린턴(35%)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흑인 지지율은 3%로 클린턴(83%)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히스패닉계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해 클린턴(58%) 지지율의 3분의 1에 불과한 상황이다.
클린턴도 치명적인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과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파문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지지율 면에서는 다소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현재 클린턴의 지지율은 48%로 트럼프(43.9%)를 약 4.1%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선거인단 270명 확보 관건...일단은 클린턴 '우세'
미국에서는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선출한 뒤, 이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 형태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현재 투표 유권자는 2억 1895만 9000명으로 이 가운데 66.82%가 투표 등록을 마쳤다.
선거인단의 수는 총 538명으로 이 중의 절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당선을 확정 지을 수 있다. RCP에 따르면 클린턴과 트럼프는 선거인단을 각각 205명, 165명씩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요 선거인단(270명)에 비해 클린턴은 65명, 트럼프는 105명 모자란 셈이다.
때문에 두 후보 모두 선거인단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막판 유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남은 시간 동안 각 후보가 어떻게 유세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19일에 예정돼 있는 3차 TV 토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선 풍향계'로 꼽히는 오하이오주를 누가 선점하느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64년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오하이오주를 선점한 후보는 무조건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오하이오주는 주요 주 가운데 하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올해 대선에서 전체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18곳, 21곳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동층이 11곳이나 되는 만큼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0년간 통계에 따르면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경우는 9건으로 민주당(7건)을 앞섰다.
11월 8일 투표 이후 선거인단이 12월 19일 선출한 대통령이 45대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취임일은 2017년 1월 2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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