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삼을 입은 스님이 참선하는 모습을 닮아 선바위로 불린 이 바위를 무학사는 '승려'의 상징으로 판단해 조선왕조에서 불교가 배척당하지 않도록 성 안쪽에 두려고 했다. 반면 정도전은 선바위가 도성 밖에 있어야 불교가 쇠하고 유교가 성할 것이라 판단해 의견을 달리한 것. 두 사람은 서로의 입장을 양보하지 않았다.
이 싸움에서 곤란한 입장에 놓인 것은 조선의 태조 이성계다. 두 사람 모두 조선건국을 도와준 일등공신들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못하고 고민에 빠지게 된 것.
어느 날 이성계는 꿈에서 본 내용을 바탕으로 결단을 내렸다. 꿈에서 서울에 큰 눈이 내렸는데, 선바위가 있는 바깥쪽까지는 눈이 녹지 않고 그 안쪽만 눈이 녹았던 것이다. 이성계는 이를 하늘이 내린 징조라 보고 정도전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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