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41번째 타자는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제작 용필름·제공 배급 ㈜쇼박스)의 주인공 유해진이다.
영화 ‘럭키’는 카리스마 킬러 형욱(유해진 분)이, 키(Key) 하나로 무명배우 재성(이준 분)과 인생이 뒤바뀌는 내용을 그린 작품. 우치다 켄지 감독의 ‘열쇠 도둑의 방법’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형욱이 기억을 되찾고 재성과 은주(임지연 분)를 찾아가는 장면이에요. 그곳에서 재성과 몸싸움을 벌이는데, 배우들끼리 상의도 참 많이 했었죠.”
“상의하면서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어요. 과거 연극을 하던 시절도 많이 떠올랐고요. 특히 그 장면은 이준, 임지연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눴고 장면을 만들어갈 때 큰 재미를 느꼈었죠. 예를 들어서 이준에게 ‘너는 내가 들어왔을 때 멀뚱멀뚱 서 있는 게 불편하지 않니?’하고 물으면, 이준은 ‘네 불편해요’라고 답하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 다시 물었어요. 배우들이 캐릭터에 몰입해 있으니 상황들을 조합하기 쉬웠고, 그 캐릭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캐릭터에 완전히 밀착해있던 세 사람은 캐릭터의 감정, 캐릭터의 심리를 완벽하게 파악했고 캐릭터로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현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쓸데없이 좋은 건 경계해야 해요. 어쨌든 그곳은 일터니까요. 우리끼리 심취해 있는 것을 경계하고, 냉정하게 판단해야하죠. 애드리브도 마찬가지예요. 보통 애드리브는 웃음에 기댄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아이템 정도죠. 캐릭터가 앞에서 등장하느냐 뒤에서 등장하느냐를 정하는 것도 애드리브예요. 현장은 개인기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더 진지하고 신중하게 임해야 해요. 웃을 건 관객이지, 우리가 아니니까요.”
코미디 연기에, 애드리브에 관해 누구보다 진지하고 신중했던 유해진. ‘폭풍처럼 다가오는 그 사나이’의 색다른 연기를 맛볼 수 있는 영화 ‘럭키’는 10월 13일 개봉, 절찬리 상영 중이다. 러닝타임은 112분 15세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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