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탈리아의 젊은 남성 3명 중 2명은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인이면서도 부모와 함께 살아가는 이른바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8~34세 연령대의 남성 가운데 67%는 부모를 떠나지 않고 부모의 집에서 함께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유럽 전체 평균치(47.9%)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부모와 함께 사는 비율이 34.3%에 불과한 영국과 비교해도 2배 정도 많다.
특히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는 청년들도 응답자 4명 중 3명은 집을 떠나기 싫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데는 이탈리아 경제 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탈리아 경제는 트리플딥이 반복되면서 지난 2007년 이후 10% 이상 침체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지 15~3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3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약 5%포인트 감소한 수치지만 일자리가 있어도 불안한 단기 임시직이 많다는 지적이다.
알레산드로 로시나 밀라노 가톨릭대학교 인구통계학 교수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편안함을 찾는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구직이나 경제 활동에 어려움이 많아지는 점이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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