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미식가들의 ‘성서’ 미슐랭(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에 과연 어느 호텔(레스토랑)이 등재될 것인지에 대해 서울 특급호텔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슐랭 코리아는 지난 3월 글로벌 컬렉션의 28번째 가이드북인 ‘미슐랭 가이드 서울 편’을 발간한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7개월여의 시간이 지난 오늘(7일), 그 베일을 벗는다.
미슐랭 가이드는 평가 후 레스토랑을 선정해 별 한 개부터 최고 세 개까지 부여한다. 별 한 개는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곳, 두 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어도 갈만한 곳, 세 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그 나라로 여행을 떠나도 손색없는 곳을 의미한다.
국내 호텔 중 가장 유력한 등재 후보로 꼽히는 곳, 서울신라호텔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호텔 측은 이부진 사장이 특별히 신경 쓰는 한식당 '라연'의 미슐랭 등재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내심 별 세 개도 무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함께 드러냈다.
라연은 한식의 세계화를 통해 한식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이부진 사장의 포부가 담겨 있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종가음식의 세계화를 선포하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종가음식 조리서인인 광산 김씨의 '수운잡방(需雲雜方)'을 기반으로 한 전통 한식요리를 재창조해 선보이기도 했다.
한식당 '무궁화'를 운영 중인 롯데호텔서울 역시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특히 국내 호텔 중 최고(最古) 레스토랑 명성이 미슐랭 등재에 힘을 싣는 상황이다.
7년 이상 동일 업무에 종사한 산업현장 종사자 중 우수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평가하는 '우수숙련 기술자'로 선정된 '천덕상 조리장'이 무궁화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미슐랭 가이드 서울 편 등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무궁화는 미슐랭 가이드 선정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메뉴를 리뉴얼하는 등의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워커힐 호텔도 1983년에 오픈해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식당, '온달'의 미슐랭 별 따기를 희망한다.
온달을 책임지는 서병호 조리장은 청와대 만찬과 G20 배우자 오찬, 핵 안보회의 만찬을 책임졌고 2013년에는 그 공적을 인정받아 문화체육장관부 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조리장의 명성도 명성이지만 워커힐은 1989년 호텔 내 김치 연구소를 개소하고 2010년 호텔업계 최초로 R&D센터를 여는 등 한식 세계화를 위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미슐랭 등재 기대감이 높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궁중음식 체험 식당으로 선정된 메이필드 호텔의 한식당 봉래헌도 미슐랭 등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미슐랭 스타가 뭐길래 업계는 이토록 간절히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되기를 바라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실제로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일본 레스토랑 30곳은 원전사고 등의 악재로 힘들었을 때도 레스토랑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하니 미슐랭 가이드 등재를 꿈 꾸는 것은 당연하다."며 "미슐랭 스타를 받으면 그만큼 호텔 레스토랑 입지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돼 별을 받으면 호텔(레스토랑)의 위상이 높아진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00호텔 레스토랑이 별칭으로 따라붙으니 한식을 세계적으로 알릴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미슐랭 가이드는 연간 1000만부가 넘게 팔려나가며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만큼 서울 편에 등재된 '한국의 맛'을 보기 위해 몸소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몸소 레스토랑을 찾아주는 이용객이 늘면 이는 자연스레 매출 증가로 이어지게 될 터이니 호텔 입장에서는 이만한 훈장도 없을 것이다.
미슐랭 가이드 서울편 출간을 계기로 한식 문화가 질적 성장을 해 '한식의 세계화'의 꿈도 이룰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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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필드 봉래헌 전경 [사진=메이필드 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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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서울 무궁화의 버섯 해물 신선로[사진=롯데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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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 한식당 온달에서 판매하는 낮것상차림[사진=워커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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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라호텔 한식당 라연의 구절판 요리[사진=서울신라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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