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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이정현 체제'…與, 거세지는 지도부 사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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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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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4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과 관련, 사죄의 뜻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최순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며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 체제도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 강석호 최고위원이 사퇴를 예고한 가운데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당 내 탈당 기류까지 나타나며 당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여전히 '책임'을 이유로 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6일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정현 대표가 뜻을 같이 하는 분이든 달리 하는 분이든 중진 의원들을 다양하게 만나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오늘 중 별다른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지금 어디 계신지는 모르고 통화만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새누리당은 약 7시간의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고 지도부의 사퇴를 논의했지만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의원들의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시작부터 고성과 욕설이 오갔던 의총이었지만, 이 대표가 중진들과 얘기를 나누겠다며 사퇴 거부를 고수해 계파 간 입장차만 확인한 자리가 됐다.

의총을 계기로 퇴진 요구의 수위는 한층 거세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비주류인 하태경 의원은 의총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4 정도로 지도부 사퇴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지도부 내에서도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장 비박계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이 사퇴를 예고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전까지 지도부 사퇴 의사표명이 없을 경우 제가 먼저 사퇴 성명을 제출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날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차녀 결혼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지도부로는 좀 어렵지 않나, 당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멘텀이 없으면 새로운 당의 쇄신이나 변화를 꾀하기가 어려우니 당 지도부, 원내 지도부는 물러나는 게 좋다는 게 의원들 요청"이라며 "그런 계기를 마련하지 않고서는 국민들의 시선을 다시 끌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의총에서 예산안 처리, 거국내각 구성 후 사퇴하겠다는 '조건부 사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와 비공개 여부를 두고 비박계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린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할수록 당과 이 대표를 향한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결국 내년 대통령 선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금 밀려나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잃게 되면, 친박(친박근혜)계는 자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그 이유라는 분석이다.

비박계가 지도부 거취 논쟁을 놓고 '당권 경쟁'의 프레임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하는 이유도 여기서 출발한다. 대선 패배의 위기감에서 꺼내든 당 쇄신안이, 자칫 비박계 대권주자를 세우기 위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이 대표가 자리를 지키기에는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는 중앙선데이 의뢰로 지난 4일 하루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 531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4.3%포인트)한 결과, 이 대표가 사퇴를 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58.6%로 과반을 넘었다고 밝혔다.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사퇴 응답률이 55.5%에 달했다. 특히 TK 지역을 포함해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는 당원들의 탈당 기류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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