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미국 200년 선거사상 더럽고, 혼란하고, 부족한 한 페이지다.”<인민일보>
“클린턴, 트럼프 후보의 유세는 ‘싸구려 쇼’에 불과하다.”<환구시보>
중국 관영 언론들이 미국의 대선을 앞둔 8일 거침없이 쓴 소리를 내며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중국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위안 부원장은 "트럼프가 이기든 힐러리가 이기든 역사에는 민주의 승리가 아닌 미국의 200년 선거사상 더럽고, 혼란하고, 부족한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라고 쓴 소리 냈다.
그는 TV 토론에서 두 후보간 거침없는 중상모략은 미국식 민주주의의 '더러운 일면'을 보여줬으며, 현실 속 '하우스 오브 카드(미국 정계 권력암투를 그린 미국 드라마)’를 방불케 한 파란만장한 당내 경선에 이어 본선에서는 이메일 게이트, 건강이상설, 성추문 스캔들이 잇따라 터져 혼란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책 위주가 아닌 인신공격, 극단적 발언이 대선을 주도하면서 선거의 의미를 상실한 한바탕 웃음거리로 전락했다고도 꼬집었다.
위안 부원장은 "이는 모두 미국의 '병'에서 비롯됐다"며 미국이 경제병·사회병·정치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병'은 냉전시대 이후 미국이 체제개혁을 하지 않아서 구조적 모순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며 작은 병이 쌓여서 큰 병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도 이날 '중국이 미국 대통령 교체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 둘중 누가 이기든 중국에 실질적 영향은 없다고 진단했다.
사설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양국 간 국력 변화 ▲양국간 고도의 공통이익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중관계에 대한 비슷한 인식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설은 “중·미관계는 중국과 미국 양국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주도하는 게 아닐 뿐 더러 백악관을 거쳐가는 주인이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한 미국은 이미 미·중관계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지 않고 있어서 손바닥 뒤집 듯 바꿀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중국해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아태재균형' 전략이 먹히지 않은 것을 예로 들었다.
사설은 "미국은 중·미 양국이 신형대국 관계를 발전시켜서 정정당당하게 얻는 이익이 위협·압박, 혹은 교활한 수단을 통해 긁어모은 이익보다 당연히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사설은 "미국이 그 동안 중국 앞에선 군자인척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중국 주변에서 남몰래 비열한 짓을 했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그리하여 미국이 아웅산 수치를 얻었는가, 두테르테 얻었는가"라고 반문하며 “최근에 박근혜는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사설은 미국의 지정학적 야심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미 쇠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미국 대선..트럼프 클린턴이 외치는 그럴듯한 말은 아마도 진전없는 싸구려 쇼에 불과한만큼 사실로 여길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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