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하는 내년 9월부터 폐선이 늘고, 신규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이면 5000톤급 이상인 모든 배가 디젤 엔진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엔진을 써야 한다.
박무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MO 규제는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경쟁우위에 있는 우리나라 조선소에 유리하다"며 "신규 발주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빅3(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는 내년부터 발주가 회복될 것"이라며 "3개사 주가가 비싸지 않으므로,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환경 규제가 당장 수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노후선 해체량이 늘어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며 "경쟁사가 다 쓰러져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빅3 중심으로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환경 규제 자체는 장기적인 이슈로 당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조선업종 주가 반등 시점은 보수적으로 예상할 경우 내년 중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선주 수주 잔량이 단기적으로는 가파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부담스럽다. 길게 보는 게 아니라면 주식을 사기에 아직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조선업분석업체인 클락슨 리서치 자료를 보면 전 세계 수주잔량은 올해 7월 3년 만에 처음 1억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아래로 떨어졌다. 2015년 10월만 해도 수주잔량은 약 1억1500만CGT에 달했다.
중국 조선업계 수주 잔량은 최근 3417만CGT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이 2234만CGT, 일본은 2111만CGT로 집계됐다. 약 1년 전과 비교하면 중국이 17.2%, 일본은 15.0% 감소했다. 한국은 31.1%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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