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농담으로 콜드플레이 오면 너무 좋아서 혀 깨물고 죽을꺼 같다 그랬는데, 오는 데도 성공 못하면 진짜 그래야죠. 앞으로 평생 현대카드만 쓸꺼에요.”
“죽기 전에 한국에서 콜드플레이를 볼 수 있는 기횐데, 연차내고 새벽부터 각잡고 기다렸어요. 일본(공연날짜)이 평일이였는데 한국은 주말이라니. 정태영 부회장님 ‘딜’에 다시 한 번 놀랍니다.”
현대카드 수퍼콘서트가 약 2년 만에 부활했다. 이번에는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가 주인공이다. 티켓 사전예매서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현대카드 수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COLDPLAY)’의 선예매분인 2만2000석 거의 대부분이 1분 만에 매진됐다. 이 좌석은 현대카드 소지자만 예매할 수 있다. 티켓이 판매되기 시작한 이날 오후 12시경부터는 티켓 판매처인 인터파크와 예스24는 접속화면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른바 ‘수퍼콘서트 신드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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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예매일인 오는 24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2만~2만2000여장의 티켓을 판매할 계획인데, 이 때도 ‘티켓전쟁’이 예상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 2014년 폴메카트니 공연때 1분에 8만명이 몰리면서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며 “콜드플레이는 최전성기의 가수인 만큼 최소 14~15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측, 서버를 최대한 늘렸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슈퍼콘서트를 열 때마다 현대카드를 소지한 고객들을 위해 하루 앞서 사전예매를 실시한다. 특히 현대카드로 결제할 경우 1인당 4매까지 20% 할인 혜택을 제공해 콘서트를 앞두고 미리 카드를 발급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올해는 티켓 구매 시 자사의 M포인트를 ‘1M포인트=1.5원’로 환산해 사용할 수 있는 추가 혜택까지 제공한다.
‘첫 내한공연=수퍼콘서트=현대카드‘ 공식이 만들어진 건 2007년이다. 2007년 세계 최정상 팝페라그룹 일디보를 시작으로 비욘세(2007), 빌리조엘(2008), 플라시도도밍고(2009), 휘트니휴스턴(2010), 어셔(2010), 스티비원더(2010), 스팅(2011), 마룬5(2011), 레이디가가(2012), 에미넴(2012), 폴매카트니(2014) 등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초대형 스타들이 10년간 차례대로 수퍼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현대카드엔 수퍼콘서트가 곧 '도전'이다. 우선 세계 유수의 뮤지션을 섭외하는게 쉽지 않다. 수년간 불발됐던 콜드플레이의 한국행도 현대카드 측의 집요한 설득과 맞춤형 제안 등을 히든카드로 제시하면서 어렵게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과 동떨어진 행사를 10년간 유지하는 것도 기업으로선 어려운 과제다. 슈퍼콘서트는 현대카드 회원 외에는 서비스 혜택이 없고, 타기업의 협찬도 전무하다. 수 십 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콘서트를 10만원대 티켓 판매를 통해 충당하긴 한계가 있다. 실제 이런 문제들로 수퍼콘서트는 지난해 5월 이후 1년 6개월간 중단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대카드가 수퍼콘서트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이를 통해 문화마케팅의 1인자로 거듭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카드시장 점유율이 10%대 머무는 카드사가 20~30대 선호 1순위 카드사로 머무는 이유도 이런 강력한 파급 효과 때문이다.
이런 철학은 정태영 부회장의 평소 생각에서도 엿보인다. 정 부회장은 "한국에 편견을 가진 해외 뮤지션들의 첫 내한공연이 추진되고 나면 이들의 2번째, 3번째 한국 공연은 쉽다"며 "수퍼콘서트의 또 다른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차별화된 문화마케팅은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업계 1·2인자에 없는 무기기도 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버티고 있는 현대카드 수퍼콘서트의 기획력과 추진력, 자금력 등을 다른 카드사들이 따라잡기는 쉽지는 않다"며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고 끈질기게 밀고나가는 이들의 마케팅 능력이 부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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