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랑니 통증 원인은 음식 때문?..억울한 사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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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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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유진 교정전문의]

얼마 전 수능시험을 마친 학생이 치과에 내원했다. 수능을 목전에 앞두고 사랑니가 너무 아팠는데, 시험에 방해될까 봐 끝까지 참았다는 것이다. 시험 때문에 말 못 할 아픔을 견디고 있던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사랑니 때문에 비슷한 상황을 겪은 고3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보통 사춘기 이후 18~25세 전후에 나기 시작하는 사랑니는 앞으로도 여러분을 조금 힘들게 할 가능성이 있다. 왜일까? 이는 사람들의 식습관, 생활패턴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와 달리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많이, 자주 먹지 않는데 이유가 있다. 아래 턱뼈가 덜 발달하게 되면서, 사랑니가 나올 공간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랑니가 비좁은 틈 사이를 힘겹게 비집고 나오려다 보니 삐뚤게 누워서 나거나 일부만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비스듬하게 누워있거나 일부분만 나와있는 경우라면 사랑니는 언제든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랑니와 어금니 사이에 음식물이 끼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설령 발견하더라도 칫솔질만으로 제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윗니와 아랫니가 맞닿아 음식물을 씹는 저작기능을 통해서도 치석 등이 제거되는데, 삐뚤게 나면 사랑니는 정상적인 저작기능을 하지 못한다. 방치하면 사랑니는 물론이고 어금니에도 충치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사랑니를 빼서 앞 어금니를 충치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이 좋다.

언제부턴가 사랑니는 충치와 통증만을 유발시키는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이다. 하지만 사랑니 입장에서 봤을 때 억울한 측면도 있다. 아래 턱뼈 공간이 충분해 다른 어금니처럼 똑바로 나와있고 관리가 잘되면, 어금니의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뼛속에 묻혀서 나오지 않은 사랑니는 다른 치아를 건드리거나 해로운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경과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처럼 사랑니라고 해서 모두 빼야 할 필요는 없다.

보통 사랑니는 총 4개가 나온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랑니 4개 전부가 나오기도 하고, 1~3개가 나오기도 한다. 약 7%의 비율로 사랑니가 전혀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즉, 사랑니의 개수는 사람마다 전혀 다르고, 나오는 순서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파노라마 X-ray 촬영 등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해야만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사랑니는 어금니 뒤에 숨어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통증을 느끼고 치과에 방문하는 것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 입학 전까지가 전체적인 구강검진을 받기에는 가장 적기다. 사랑니뿐만 아니라 충치 등의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적고 시간적 여유가 있고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글 정유진 교정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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