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왜 우리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뜨리는 누구든 돌로 제 발등을 찍을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중국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의 핵심원칙인 '하나의 중국'까지 건드리고 나서자 미·중간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를 방문 중인 왕 부장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전화통화 후 일련의 상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번 사태 추이를 고도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연일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며 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환구시보는 13일자 ‘각종 환상을 버리고 트럼프와의 팔씨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중국은 주변의 어떠한 전략적 도전에도 대응할 능력을 축적했다"며 "특히 대만 해협에 있어서 중국은 미국과 팔씨름할 자신감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사설은 "중국은 트럼프의 경제무역 위협에도 반격할 수 있는 수단이 넘쳐난다"며 "트럼프가 남도 해치고 자신도 해칠 포악한 게임을 하려 한다면 중국도 언제든지 상대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사설은 "중국의 핵심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결전으로 절대 실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전날에도 "'하나의 중국'은 거래할 수 없는 것"이라고 못 박으며 트럼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개적으로 포기하면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수복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2일 미국 현직 대통령 혹은 당선인으로서 양국 단교 37년 만에 처음으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한데 이어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면서 중국을 자극했다.
이에 중국은 외교채널과 관영언론을 동원해 반발에 나서는 한편 트럼프와 차이잉원 전화통화 후인 지난 8일엔 남중국해 구단선에 폭격기를 발진시키며 '무력 시위'도 감행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대중압박이 강화되면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하는 등과 같은 수단도 동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으로 미·중간 갈등이 고조될 기미를 보이자 사태 진압에 나섰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협력이 있었기에 이란 핵 합의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가 가능할 수 있었다"며 "만약 하나의 중국 정책을 둘러싸고 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이런 성과들은 더욱 달성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은 대만이나 대만과의 관계를 협상 칩으로 보지 않는다"며 대만을 중국 압박의 수단으로 삼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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