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대형 시중은행 은행장들의 임기 종료가 다가오면서 후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현직 은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임기 만료가 다가올수록 잡음이 커지고 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 만료를 앞둔 곳은 우리·신한·KEB하나·IBK기업 등 총 4곳이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27일 종료되며 30일까지였던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차기 사외이사진이 행장을 선임할 때까지 약 3개월간 연장됐다.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 종료된다.
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가장 먼저 잡음이 발생한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최근 인사 청탁 및 정권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금융위원회가 김규태 전 전무, 김도진 현 부행장과 관료 1명을 추천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배후에 현 정부 실세와 친박계 인사가 개입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지난달 14일 정찬우 이사장이 주관한 저녁식사 자리에 김도진 부행장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며 "행장 인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곧바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명했다.
최근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도 차기 행장 관련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순우 전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 역시 상업은행 출신인 점을 들며 한일은행 출신 인사가 행장이 될 차례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간 파벌 경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구 은행장 취임 이후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넘어서는 등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민영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장직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나섰어야 했다. 하지만 한 회장이 올해 경영 성적에 따라 후임을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양 측은 현재 연말 실적 달성에 올인하고 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지난해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전산 통합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외환은행의 물리적 통합 이후 본격적인 화학적 통합이 내년 주요 현안으로 떠올라 함 행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IBK기업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은행장 임기 만료가 다가올수록 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각 사별로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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