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설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에 '반(反)중국파', '매파' 인사인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임명하자 중국이 "우리도 당하고 있지 않겠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인사는 트럼프 당선인의 중국을 향한 태도가 한층 명확해졌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미·중 양국 무역·경제의 전방위적 마찰, 소위 '무역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증폭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3일 '매파학자의 백악관 입성, 중·미 공동이익 훼손 가능성 높아져'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 진영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확실히 했고 우리는 트럼프의 '공격'에 철저히 대비해 맞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보도 없다고 못 박았다. 환구시보는 "트럼프가 미국에서도 둘도 없을 극단적인 반중국 학자를 중용한 것은 중국에 매우 부정적인 신호로 중국은 환상을 버리고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공생할 수 없다면 공동의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중국을 '존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첨예한 갈등도 감수할 뜻을 보였다. 중·미 간 긴장감이 커지고 우호적 분위기가 사라져도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파격적 감세정책 예고, 중국 제조업 기업의 세금 등 비용부담 증가로 중국 기업과 공장을 미국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든 것에 대해서는 "절대 넘겨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제조업은 국가 번영의 근간으로 우리도 제조업으로 발전했다"면서 "개혁과 선진화, 정책 지원 등 노력으로 중국 제조업과 시장의 확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트럼프 당선인의 인사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나바로 교수를 미국의 무역총책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중국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진영의 정책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많은 공동의 이익을 갖고 있는 중·미 양국에게 협력만이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파격적 인사와 도발이 이어지면서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을 피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에 힘이 쏠리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앞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45% 관세 부과, 중국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불관용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이례적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중국 외교정책의 근간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흔들어 정치, 안보·외교 분야에서의 관계 재정립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트럼프 측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는 한·미 양국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보여준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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