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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코리아]한강의 기적 ‘프런티어’ 기업인···재계가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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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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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뒤처지는 기업은 대체로 문제가 눈앞에 닥쳐서야 허겁지겁 바쁘게 움직인다. 그러나 앞선 기업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전에 대비책을 강구해 놓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것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여유로 보이는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그의 자서전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위기 상황에서 기업가가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자서전이 나온 것은 20년 전이지만, 그의 충고는 지금 우리 기업들이 처한 현실에도 부합된다.

지금의 경영 환경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빨리 변하고 있다. 고객의 욕구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 비로소 대응책을 강구하는 경영은 언 발에 오줌 누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초일류 기업’이란 앞일을 예측해서 거기에 맞게 준비하는 ‘문제 정의형’ 기업이다. 이미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급급한 ‘문제 해결형’ 기업은 결코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면서 “다가올 문제를 사전에 정의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두는 기업이라면 초일류 기업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수세적 경영에서 적극적 경영으로 전환해야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지만, 기업들은 신년의 기쁨을 누릴 겨를이 없다. 각 그룹 총수들은 신년사를 통해 2016년보다 더한 위기상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때보다 더 독하게 긴장을 강조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올해는 선발기업, 후발기업 할 것없이 국내 모든 기업들이 과연 초일류 기업으로 살아남느냐, 못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들어 서서히 저성장 기조가 시작되면서 각 기업들은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지난해 기업이 실적을 개선한 배경에는 마케팅 경쟁에서 승리한 것도 있겠지만, 자체 감량을 통해 비용을 축소한 것이 더 컸다.

줄일 만큼 줄인 상황에서 또 다시 마른 수건을 짜듯 비용을 줄일 수만은 없다. 모든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경제지표가 부진과 불황을 가리키는 총체적 위기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생존을 올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분모경영에서 분자경영으로
경영학에서는 기업이 돈을 버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비용을 줄이는 ‘분모(分母) 경영’과 파이를 키우는 ‘분자(分子) 경영’이 그것이다.

분모 경영은 지금까지 100을 투입해 150을 산출해 왔다면, 그 단위당 생산성은 150/100, 즉 1.5가 된다. 그런데 단위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투입량을 50으로 줄여 80을 산출한다면, 이 때의 단위당 생산성은 80/50, 즉 1.6이 된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입량을 줄인 결과다. 따라서 이 방법은 다소 소극적인 경영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분자 경영은 단위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투입량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투입량을 증가시킴으로써 단위당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적극적인 경영 방법이다. 지금까지의 투입량을 100에서 120으로 증가시켜 200을 산출한다면, 그 단위당 생산성은 200/120, 즉 1.67이 되고, 이는 앞의 효율성 극대화 방법보다 단위당 생산성을 0.07만큼 더 거둔 결과가 된다. 0.07이라면 작은 수치지만 대량 생산 시스템 아래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수치다.

그런데 분자를 크게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분자를 키우는 것은 분모를 줄이는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크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투자를 늘린 효과가 나타날지의 여부가 불확실한 데다 투자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불확실성이 적고 단시일 내에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분모 경영을 선호하고 있다.

◆실리콘벨리의 역동성 벤치마킹 해야
분자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실리콘벨리다.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실리콘벨리에서는 막대한 자금을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재무 전문가가 볼 때는 납득하기 힘들만큼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100건의 투자 중 두 세건만 성공해도, 일단 성공하면 투자금의 수백, 수천 배에 달하는 이익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1980년대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도저히 회복할 수 없다고 했던 미국 경제가 1990년대 들어 긴 호황기를 누렸고, 21세기에도 신기술 분야를 선점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벤처기업들의 효과성 투자였다.

2017년, 우리 기업들이 당장 실천해야 할 일이 바로 분자경영이며, 이를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면 기업들은 비용을 줄여 분모를 작게 하는 소극적인 전략을 택하기 쉽지만 실리콘밸리의 경우에서 보듯이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지난해까지 분모 경영에 역량을 할애했다면, 올해부터는 분자 경영을 통해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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