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 맞은 증권사 실적쇼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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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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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가 우울한 어닝시즌을 맞을 전망이다. 주식 거래대금이 줄고, 채권평가손실은 늘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은 2016년 1분기 471조5378억원에서 2분기 525조904억원으로 반짝 증가했지만, 3분기 501조3805억원, 4분기 449조5727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4분기를 보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전 분기 대비 약 12% 줄어든 7조1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도 11%가량 감소한 수치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재미를 못 본 영향이 컸다. 2016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 수익률은 약 -33%를 기록했다. 이처럼 손실에 물리면서 개인투자자 매수 여력은 크게 위축됐다.

개인투자자가 많이 산 종목 가운데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킨 사례도 많았다. 늑장 공시와 미공개정보 유출 논란을 낳은 한미약품이 대표적이다. 개인투자자는 이 종목을 5000억원어치 넘게 샀다. 이에 비해 2016년 수익률은 -57.75%로, 원금이 절반 이상 날아갔다.

이런 여파로 주식중개 수수료 수입이 줄어든 증권사 실적도 뒷걸음질쳤다. 과거보다 수익원을 다양화하기는 했지만, 영업이익에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40%에 맞먹는다.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잠정실적을 내놓은 교보증권이 2016년 연결재무 기준으로 거둔 순이익도 전년 대비 약 21% 감소한 623억원에 그쳤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66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마지막 분기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실적 예상치도 마찬가지다.

NH투자증권이 올린 2016년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529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약 22% 줄었다. 이뿐 아니라 메리츠종금증권(약 -18%) 및 삼성증권(-10%), 키움증권(-23%)을 비롯한 여타 주요 증권사도 순이익 감소가 점쳐지고 있다.

실적 악화에는 금리가 뛰면서 채권평가손실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2016년 11월 미 대선 직후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평가손실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분은 연말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복구됐을 테지만, 여전히 손실 쪽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올해 1분기에는 금리가 급변할 가능성이 낮고, 홍콩 H지수가 9600선 이상에서 견조하게 버티고 있다"며 "증권사 실적이 4분기보다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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