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미국 워렌) 이소현 기자 = "볼트EV는 올해의 북미의 차에 선정 된 데에는 최초의 전기차라는 의미와 함께 한국GM 디자인팀의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열정이 더해져 만들어낸 또 다른 역사다."
제네럴모터스(GM) 연구·개발의 심장부인 워렌 테크센터에서 만난 존 카파로(John Cafaro) 글로벌 쉐보레 디자인 총괄 디렉터는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볼트EV가 올해의 북미의 차에 선정된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미국 미시간주 워런의 GM 테크센터는 한국GM 부평 본사의 3배 규모에 가까운 총 287만㎡ 부지에 총 39개 건물로 구성됐다. 차량 디자인 개선과 차체 경량화, 전기차 배터리 기술 등을 위한 집중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카파로 총괄 디렉터는 쉐보레 글로벌 디자인 총괄임원답게 한국GM 디자인센터에 공을 돌렸다. 그는 “올해의 북미의 차 선정에 있어 경쟁은 치열했다”며 “한국 디자이너들은 재능있고 훌륭하며 무엇보다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상반기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볼트EV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의 한국GM 디자인팀이 디자인을 총괄했고 국내 배터리 대표업체인 LG화학과 제품개발을 함께했다. 글로벌 쉐보레 브랜드의 기술력을 집약한 주행 최장거리 전기차의 탄생지가 한국인 것이다.
쉐보레 브랜드는 신차개발에 앞서 한국과 호주 등 글로벌 디자인센터에 차종, 콘셉트 등을 알리고 디자인을 모집한다. GM 디자인의 심장부인 워렌 테크센터에서는 각국 디자인센터에서 제출한 디자인을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해당 차량 디자인 총괄담당을 배정한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GM 디자인센터는 주로 경차, 소형차 등에서 우리나라 지형에 맞는 익숙하고 친숙한 차종에서 다른 GM 글로벌 디자인센터를 압도한다”며 “쉐보레 볼트EV, 스파크, 트랙스 등이 그 치열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 ‘닮은 듯 다른’ 쉐보레 패밀리 룩
한국에서 탄생한 쉐보레의 디자인은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만의 공통적인 디자인 요소가 담겨있다. 일명 ‘패밀리 룩’이다. 가족사진을 찍을 때 통일된 옷을 입고 연출해 한 가족임을 강조하듯 한 브랜드의 여러 차종이 디자인상의 특징을 공유해 동질감을 갖도록 해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 형성을 꾀하는 것이다.
카파로 총괄 디렉터는 “자신감과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디자인이 쉐보레 디자인의 DNA”라며 “비슷한 디자인을 찍어내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 한국과 호주 등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의 네트워크를 연계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쉐보레 패밀리룩은 차량 전면부를 보다 웅장하고 다이내믹하게 그려낸 ‘듀얼 포트 그릴’이 대표적이다. 신형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크루즈 등 쉐보레 대표 라인업에 고루 적용됐다.
카파로 총괄 디렉터는 “한국GM 디자인팀이 만들어 낸 신형 트랙스의 디자인은 뒷 모습이 트럭의 느낌을 살리는 반면 크루즈는 타이트하고 표현이 분명한 다이내믹을 표현한다”며 “신형 말리부의 디자인도 변화무쌍하고 넓고 남성적인 인상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쉐보레는 새 글로벌 슬로건인 ‘파인드 뉴 로드(Find New Roads)’에 맞게 미래 디자인에서도 패밀리 룩을 강조해나갈 계획이다.
카파로 총괄 디렉터는 “젊고 창의적인 컬러&트림 담당 디자이너들이 단순하면서도 다양한 커넥티비티를 바탕으로 마감과 소재감이 뛰어난 인테리어 디자인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쉐보레 크루즈가 보여주는 후면부 듀얼 테일램프 디자인, 옆면 유리(DLO)를 살려내는 넓은 시야를 강조한 점 등을 미래 디자인의 한 축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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