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지난해 10~12월 애플이 아이폰7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썼다. 3분기 연속 이어지던 매출 감소세를 뒤집은 것으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털어냈다.
지난 10~12월 애플의 총 매출은 전년비 3% 증가한 784억 달러(약 90조 55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이폰은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7의 강력한 인기 속에서 이 기간 7830만 대가 팔려나가 전년비 5% 증가했다.
또한 앱스토어나 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에서도 매출이 증가하면서 애플의 수입원이 다변화되고 있음을 신호했다. 서비스 부문의 4분기 매출은 전년비 18% 급증한 72억 달러였다. 동기간 넷플릭스 총 매출의 3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실적 호조에 애플 주식은 장외 거래에서 3% 이상 급등하며 주당 125달러를 넘어섰다. 애플 주식은 2015년 2월에 주당 13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가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 5월에는 주당 9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실적발표에서는 애플 매출의 2/3를 차지하는 아이폰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이번 아이폰7의 강력 수요는 지난해 삼성의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폭발에 따른 반사이익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데이터 리테일의 네일 샌더스 이사는 “아이폰7은 앞으로도 한결같이 애플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능이나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이폰7에 많은 의구심이 제기됐으나 이번 실적을 감안할 때 아이폰7은 성공작이라고 할만 하다”고 분석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애플이 지난 분기에 사상 최대치 매출을 기록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아이폰과 함께 온라인 서비스와 디지털 컨텐츠 성장세도 놀라웠다”고 펼가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아이폰 의존도가 여전히 너무 높다며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이며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수익 다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GC 파이낸셜의 콜린 그릴스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이 최근 소비자 전자기기 역사상 가장 훌륭한 수익원임에는 틀림없지만 애플의 높은 아이폰 의존도는 향후 애플에 덫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7이 애플 매출에 크게 기여하긴 했지만 과거 아이폰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애플이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2014년 아이폰6이 처음 나왔을 때 당시 4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비 46%나 급증했었다.
또한 이날 중국시장에서도 오포, 화웨이 등 현지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아이폰 매출은 162억 달러로 전년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애플 경영진들은 여기에 환율이 영향을 미쳤다며 서비스 매출은 플러스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애플의 지난 10~12월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179억 달러였다. 주당 순익은 3.38달러로 로이터통신이 전망한 주당 3.22달러를 웃돌았다.
수익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애플의 마진율은 38.5%로 한해 전 40.1%에서 하락했다. 아이폰7의 배터리 사용시간 연장과 메모리 강화로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올해 1~3월 분기에 매출이 515억∼535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망치는 540억 달러이며 전년 동기 매출은 506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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