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국내 대표 석유화학 기업들이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반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이유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2일 실적을 발표하는 롯데케미칼은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목전에 뒀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2조원 돌파는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이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4765억원으로 2015년 영업이익 1조6111억원보다 53.7% 증가한 규모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8335억원으로 2015년 3370억원보다 147.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의 경우 연간 1조99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9.2%(1683억원) 늘어난 규모다.
LG화학은 영업이익 증가와 관련해 "기초소재 사업 부문의 견조한 제품 스프레드(원료와 제품 가격의 차이) 지속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영업이익이 2015년 1640억원에서 지난해 1657억원으로 1.0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석유화학 기업들의 호실적을 거둔 원인으로는 스프레드 상승이 꼽히고 있다. 석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해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납사의 가격 상승세가 지난해 둔화된 데다 프로필렌과 에틸렌 등에 대한 수요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올랐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납사 가격은 2015년 5월 22일 t당 577달러에서 지난해 1월 347달러로 낮아진 뒤 12월 472달러로 36.0% 증가했다. 반면 프로필렌의 경우 t당 599달러에서 890달러로 48.6% 뛰었다.
석유화학 업계의 호황은 올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가 크게 늘진 않지만 공급 물량 역시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석유화학 호황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수요가 크게 좋지 않지만 신·증설 물량이 더욱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에틸렌 기준 전 세계 수요는 매년 500만~600만t 증가하는데 올 하반기 북미에서만 500만t이 새로 쏟아져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북미 증설로 감소하는 이익보다 부타디엔(BD) 등 에틸렌 증설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제품의 이익 개선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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