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올해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에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가운데 연립·다세대(빌라)거래는 2007년 이후 최대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에서 매매거래된 아파트는 총 4527가구로, 전년 동기(5431가구) 대비 16.6%(904가구) 급감했다. 이는 2013년 8월(3149가구) 이후 3년 5개월 만의 최저치 기록이다.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과 대출규제, 미국 금리인상, 공급과잉 우려 등에 따라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아파트거래가 크게 쪼그라든 것이다.
거래가 줄면서 매매가격도 하락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1%에서 올해 1월 0.03%까지 축소됐다. 특히 서초구(-0.27%)와 송파구(-0.18%), 강남구(-0.16%) 등 강남3구의 아파트값이 1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서울 연립·다세대거래는 지난 1월 3110가구가 거래돼 전년 동기(3225가구)와 비교해 3.5%(155가구) 줄어드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 1월(7413가구)과 2008년 1월(4590가구) 이후 최대치 수준이다.
부동산시장의 각종 악재에도 아파트와는 달리, 빌라의 경우 은평구(315가구)와 강서구(240가구), 강동구(178가구), 동대문구·동작구(172가구) 등에서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아파트 대신 비교적 가격이 부담이 덜한 빌라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또 최근 신규 빌라 공급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할인분양 등 저렴한 매물이 쏟아지며 거래 증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주택시장에서 아직 실수요자는 움직이고 있는데, 아파트 전셋값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빌라로 매매전환하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또 최근 신규 빌라 공급이 워낙 많았기에 전체적으로 물량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거래량도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아파트와 반대로 빌라거래가 지속되는 등 수요가 유지되겠지만, 아파트시장이 계속 움츠러든다면 장기적으로는 빌라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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