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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백전백패'에도 늘어나는 데이트레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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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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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요즘 증권부 기자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 열에 아홉은 "투자하기 좋은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럼 보통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전망이 좋은 SK하이닉스나 철강 부분 수익성이 높아진 포스코 같은 우량종목을 추천하지만 상대방은 으레 "에이, 그런 건 누가 몰라"라며 실망을 금치 못한다.

실제로 내가 아는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건실한 종목을 사서 기업에 투자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슈가 되는 종목에 들어가 빠른 시간 안에 큰돈을 벌어볼까 고민한다.

최근 만난 오랜 경력의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이 점점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판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한 지난해 증권시장 단타 매매 현황은 이런 개인투자자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량에서 데이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율은 50.76%였다. 쉽게 말해 이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이뤄진 주식 거래 2건 중 1건이 초단타매매였다는 것이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래 최고치다.

데이트레이딩은 짧은 시간에 주식을 사고팔아 순간의 차익을 남기는 거래형태나 전략을 지칭하는 말이다. 소수종목을 대상으로 초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노리기 때문에 기업의 내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주가의 움직임만을 분석대상으로 한다.

개인투자자가 데이트레이딩 거래량의 96.89%를 차지했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반면 외국인은 2.52%, 기관은 0.25%에 불과했다.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가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주가가 크게 오른 정치 테마주 16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 비중이 97%로 압도적이었다. 매매손실이 발생한 투자자의 99.6%도 개인이었다. 평균 손실금액은 191만원으로 추산됐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가는 주식투자 게시판에서는 "기관이 팔아서", "공매도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하는 글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기업 가치나 전망은 내팽개치고 단기 차익만 쫓는 투자 습관이다. 이는 증권시장 건전성을 저해하고 개인투자자 스스로에게도 피해를 준다. '주가는 실적의 거울'이라는 증권가의 오랜 격언이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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