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롯데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키로 결론 낸 가운데 '롯데 제재', '한국상품 불매운동'을 부추기는 등 중국 당국의 노골적 경제 보복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런 중국 정부의 노골적 경제 보복 움직임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계획대로 사드를 배치한다는 입장이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하고 사드 배치를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
김 실장과 맥마스터 보좌관은 이날 오전 9시(우리시간)부터 30분간 진행된 통화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청와대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청와대는 "양측은 현재 한미동맹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등 시급한 안보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적 도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사드 배치를 차질 없이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FE) 훈련 첫날인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를 다지며 사드 배치의 차칠 없는 추진 입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중국은 사드 배치가 북한을 겨냥한 것이 아닌 미국의 대(對)중국 겨냥이라는 입장으로 사드가 배치되는 한반도에 대한 보복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자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 인터뷰 기사를 통해 롯데가 사드부지로 제공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이 중국군의 타격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쑹중핑은 "중국은 미군의 사드 배치를 중단시키기 위해 평화적 수단을 우선시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실제 배치된다면 중국군은 이를 파괴하거나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일단 사드가 배치되고나면 성주는 중국 전략 핵미사일 운용부대인 로켓군의 타격목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군의 사드 시스템에 배치될 엑스밴드 레이더가 중국군의 전력배치, 미사일 발사 탐지 등을 통해 중국군 전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으로 보여, 해당 시설을 타격 표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이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 방침을 철회한다고 했을 때에도 한국기업에 대해 사실상의 규제를 풀 것인가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 입장으로선 이번 사드 배치 때문이 아니라 한미중 역학관계 속에 향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언제든지 꺼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의 무역 보복성 조치는 사드 배치 여부에 따른 '변수'아닌 '상수'로 보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