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발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사업을 적극 모색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주주가치 제고 위해 책임경영 강화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대주주와 일반주주 간 배당을 달리 실시하는 '차등배당제'를 적용했다.
이는 2007년 이후 10년 만으로,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일반 주주 800원, 최대주주 750원으로 확정됐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 등 회사 전반의 어려움을 통감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차등배당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주총 전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하는 영문 연간보고서를 공개했다. 영문 연간보고서는 주총 이후에 배포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정보 습득이 늦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호석유화학의 이번 조치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18.97%에서 올해 1월 20.76%, 2월 21.31%, 지난 16일 22.95%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와함께 금호석유화학은 미국 ISS 등 의결권 자문기관 등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영문 공시를 배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의 이같은 변화는 이미 박 회장의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예견된 바 있다.
박 회장은 신년사에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규모에 관계없이 도태되거나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며 "세상이 바뀌고, 시장이 바뀌고, 고객이 변하고 있다. 기업도 시대 변화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관련, 관련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고 책임경영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지난해 상당수 석유화학업체들은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 확대로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전년 대비 4.6% 감소한 15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매출액도 9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늘어나는데 그쳤다.
◆"M&A, 사업제휴로 외형 성장 꾀한다"
박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전사적으로 범용 제품의 차별화를 위해 생산, 판매, 연구 등 각 부문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에너지 부문에서 제2에너지 증설로 실적향상을 기대했으나 여수사업장 및 인근사 가동률 하락, 저유가 지속, 경기침체에 따른 전력 수요 감소 등으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박 회장은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체돼 있는 매출을 증대시키고 사업영역을 확대함은 물론 탈범용으로 사업구조 변경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략적 사업제휴 및 M&A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주가치 제고 뿐만 아니라 실적과 관련해서도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범용제품 차별화 추진을 비롯해 사업구조 변경을 가속화하는 한편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바탕으로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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