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서울 강북3구(종로·중·서대문구)의 아파트 전성시대가 열렸다. 올들어 26일 현재까지 강북3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같은 기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에 비해 18%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직주근접이 탁월한 입지에 최근 재개발을 통한 신규 아파트 입주가 속속 진행되면서 전문직 종사자와 고소득 은퇴자들이 실거주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대형 로펌에 재직하는 임직원들과 외국계 기업 임원 등의 렌트 수요도 풍부해 신규 아파트에 수백만원의 월세에도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임대차 시장에서도 강북3구 바람이 거세다. 인근 신규 아파트의 성공사례를 보면서 자신감이 붙은 강북3구 재개발·재건축 조합도 사업추진에 가속도를 올리고 있다. 실제 노후주택 밀집지였던 서대문구 11개 재개발·재건축 구역이 경쟁적으로 사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어 조만간 대형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3면>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 3월 현재까지 강북3구의 매맷값 상승률은 △종로구 0.82% △중구 0.59% △서대문구 0.61% 수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강남3구의 매맷값 상승률인 △강남구 0.54% △서초구 0.53% △송파구 0.59%를 18% 앞질렀다.
세부적으로 아파트 매맷값 주간 추이를 보면 올해 올들어 지난 24일까지 12주 동안 강남3구와 강북3구는 똑같이 여섯번씩 상승률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용호상박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주택시장 선도지역인 강남3구보다 가격 상승률 면에선 오히려 앞설 정도로 강북3구가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졌다.
이처럼 서울 강남·북 간 아파트값 상승률 반전이 이뤄진 배경에는 재개발을 통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있다. 새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학군 볼모지와 노후 주택 이미지를 단숨에 만회했다. 여기에 풍부한 도심 인프라와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가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도심권은 일대에 뉴타운·재개발 정비사업이 많아 재건축과는 다르게 향후 주변 주거환경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면서 "아직까지 강남에 비해 시세는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수요층에게 호응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말 입주한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2블록 전용면적 84.84㎡형은 10억1800만원에 실거래됐으며, 최근 호가가 10억2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이 아파트 최초 분양가는 7억9190만원으로 2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2008년 입주한 광화문 풍림스페이스본1단지 전용 94㎡형의 시세는 8억8000만원이지만 층과 향에 따라 10억원까지 가격이 오른다.
강북3구 아파트는 직주근접성 면에서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점도 최근 약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경희궁자이와 광화문 풍림스페이스본 아파트는 걸어서 5~10분이면 서울시청이나 정부서울청사, 주요 오피스빌딩에 도착할 수 있다. 전문직 종사자와 외국계 임원 등이 몰리며 전용 84㎡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00만원 수준의 고급 렌트 시장이 형성된 이유다.
권일 리서치팀장은 "종로, 서대문 등 도심권은 서울의 중심부로 교통이 편리하고 업무·상업·문화시설이 풍부해 직장 수요층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실거주 기반이 형성돼 있다"며 "이에 반해 택지는 전반적으로 부족해 입주 단지에 더욱 큰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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