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은 올해 들어 2월까지 주택담보대출(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을 전년 동기 대비 58% 수준인 2조9000억원으로 줄였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론을 제외하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일제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1분기 주택담보대출액은 359조6914억원으로 지난해 연말(362조7093억원)보다 3조179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1분기 331조5313억원에서 335조6524억원으로 4조원 이상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주택담보대출 감소는 집단대출이 주도했다. 금감원이 신규 승인액(약정)을 집계한 결과 집단대출 증가세는 지난해 4분기부터 꺾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분기(3월 29일까지 신고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1만5176건으로 지난해 1분기(1만7384건) 거래량을 크게 밑돈다.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099건으로, 지난해 3월(1만2975건)보다 5876건(45.3%) 급락했다.
분양 시장은 더 얼어붙었다. 1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72개 단지, 3만1730가구로 지난해 1분기(103곳 4만808가구)보다 2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다만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둔화 가능성 등으로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전세 거래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감소세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금융권의 대출 심사가 강화된 영향이 크다.
아파트 매매 자체가 줄어들면서 대출 수요도 크게 꺾였다. 이를 두고 일시적인 조정이냐, 대세 하락이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대출 규제다. 정부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대비해 금융권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가계부채종합대책과 11·3 부동산대책을 시행하면서 대출 총량규제에 나섰다.
여기에 신협과 마을금고에 대한 집단대출 잠정중단 조치까지 시행되고 있다., 부동산은 대표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투자자산으로 유동성 확보가 시장을 견인하는 필수요소 중 하나다.
즉, 금융권 대출규제는 이런 유동성을 감소시키는 직접적인 요소다. 부동산시장의 거래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구조적으로 주요 주택 수요층인 35~55세 비중의 감소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주택수요의 감소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과거와 같은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또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신흥국의 경기부진에서 비롯된 국내 경기불황도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부동산은 대표적인 경기후행 시장이다. 경기가 회복되거나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야만 움직이는 속성을 가진다. 경기부진은 시장의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핵심지역을 노려야 한다. 아니면 부동산시장의 조정에 맞춰 경매 또는 부동산 부실채권(NPL) 시장을 주목해 보는 것이 좋다. 부동산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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