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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장복동 일병의 전투화. [사진=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녹슨 야전삽과 뒤틀려 굳어진 전투화, 손때 묻은 만년필…. 영화 속 소품이 아닌, 실제 전쟁 당시 사용됐던 물품들이 전시장에 가득 펼쳐졌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김용직)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단장 이학기, 이하 국유단)은 오는 6월 11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특별전 '67년 만의 귀향(Bring Them Hom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유단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 유품과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6·25전쟁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국유단 측은 "60여년 전 수많은 젊은이들이 참전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우리는 그들의 유해조차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며 "6·25 전사자 유해발굴감식 사업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그들의 가족에게 돌려보내 드리는 국가의 책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유단은 그동안 우리나라 산야에 남겨진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하고 신원을 확인해 그 유해를 가족에게 돌려주는 일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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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용환 하사의 야전삽. [사진=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전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총 5부로 구성됐다. 먼저 프롤로그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기억합니다'에서는 6·25전쟁 자료와 유물을 통해 전쟁의 전개상황을 설명하고, 전쟁에서 많은 군인들이 나라를 위해 희생했지만 그 대다수가 전장에 남겨졌음을 보여준다.
이어 1부 '나라에 바친 생명'에서는 나라의 부름을 받은 수많은 장병들이 격전지에서 목숨을 잃고, 전우들이 유해를 수습할 겨를도 없이 현장에 시신을 묻었던 이야기들을 다룬다. 박물관 관계자는 "가족들은 실종증명서 또는 전사확인서 한 장으로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군인을 수십년간 가슴에 묻어야만 했다"며 전쟁의 참상을 에둘러 표현했다.
2부 '잊을 수 없는 이들'은 전쟁터에서 산화돼 그곳에 묻힌 전사자들을 찾기 위해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6·25 전사자 유해발굴감식 사업'을 소개하고, 전사자 유해 발굴 과정을 모형과 영상으로 보여준다. 전사자 유해와 함께 발굴된 무기·군장류, 개인물품 등 2000여점의 유품은 어떠한 수식어 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3부 '그리운 집, 가족의 품으로'는 발굴된 유해와 유품을 감식하고, 첨단기기를 통한 정밀분석과 유전자(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장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121명의 전사자 중 10여명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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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 출정할 당시 조국 수호를 맹세하며 서명한 무운장구(武運長久) 태극기. [사진=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에필로그 '마지막 한 사람까지'에서는 아직도 찾지 못한 전사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국유단의 전사자 유해발굴감식 작업을 조명한다. 6·25전쟁 50주년을 맞아 지난 2000년 시작된 이 사업은 이후 2007년 국방부 직할 기관인 유해발굴감식단이 창설되는 등 현재까지 국군전사자 9500여 위를 발굴했으며, 이 가운데 121명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김용직 관장은 "이번 전시가 67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전사자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6·25전쟁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고, 이학기 단장도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 영웅들을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 돌려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별전을 통해 유해발굴사업이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유해소재 제보와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 증가 등이 더 활성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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