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채권형펀드 순자산 최근 6개월간 4조원 넘게 줄어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움직이는 '자금 대이동' 본격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자본시장에서 자금 대이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연초부터 나왔다.
미국이 완만한 금리 인상에 나서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자본시장에서 채권에 몰렸던 자금이 주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를 불러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지만 점진적 금리 인상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진다는 논리였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안정센터장은 당시 "미 대선 전후의 글로벌 자금 흐름을 보면 선진국 채권 및 신흥국에서 유출된 펀드 자금이 선진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된다"며 "국내 자본시장에서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미국으로 일부 자본 유출 압력이 커지는 동시에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 초 77조3천억원이에서 같은 해 9월 말 101조1천억 원까지 급증하던 국내 채권형 펀드 순자산은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된 9월 이후부터 줄어들었다.
최근 6개월간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4조1천775억원에 달한다.
작년 하반기 1,970∼2,000선을 오가던 코스피는 2,200선을 넘어 6년 만의 사상 최고치(2,228.96) 경신을 노리고 있다.
작년 9월 말 1천302조원이었던 코스피 시가총액도 1천433조원으로 한 단계 뛰어올랐다.
이 같은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프랑스 대선 관련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안감과 국내 정치 불안,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등으로 인해 코스피 상승이 억제됐지만, 관련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면서 다시 상승에 탄력을 받는 듯한 모습이다.
아직 주식 투자에 뛰어들기에는 확신이 서지 않아 증시 주변을 맴도는 부동자금도 증가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과 파생상품거래 예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증시 주변 자금은 지난해 말 107조1천억원에서 3개월 만인 지난달 말까지 1천400억원 증가해 107조2천400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데다 대선 이후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 등이 유입되면 증시는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은 올해 코스피가 2,35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달러 약세로 돌아섰고, 국내 기업 실적도 받쳐주고 있다"며 "대북 리스크, 낮은 배당 등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도 해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공약 등을 내세우는 진보 성향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주주 권리가 강화돼 코스피 배당 성향이 현재 20%에서 50%까지 높아질 경우 코스피가 3,0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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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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