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껌’이라고 불리며, 오랜 기간 동안 대만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빈랑(檳榔)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대만,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오래 전부터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은 빈랑은 태평양, 아시아 및 동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야자나무과에 속한 열매를 말한다. 전 세계에서 술, 담배, 카페인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기호식품이기도 하다.
빈랑은 원래 약재로 사용되는 식물이었으나, 근현대에 들어오면서 각성제로 사용되고 있다. 대만에서는 빈랑 열매를 식용 석회(굴 껍질을 갈아서 만든 가루)를 바른 베틀후추 잎에 말아서 씹어 먹는다.
빈랑을 씹다 보면 열매에서 나오는 붉은 색소 때문에 입안이 붉은 핏빛으로 물든다. 그래서 대만에서는 빈랑을 즐겨먹는 사람들을 가리켜 ‘붉은 입술족(紅唇族)’이라고 부른다.
빈랑은 씹을수록 각성효과가 높아지고, 환각성분도 있어 육체노동자와 운송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졸음을 쫓기 위해 애용하고 있다.
특히 빈랑은 1990년대 이후 대만 경제를 책임지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대만에는 ‘빈랑나무 한 그루면 아이 하나 대학 공부 시킬 수 있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빈랑은 원래 길거리 노점에서 팔았지만, 지금은 유리 부스 안의 화려한 조명 불빛 아래에서 섹시한 옷을 입은 여성들이 판다.
화려함을 좋아하는 대만의 거리에서 네온이 반짝반짝 빛나는 희미한 불빛 유리에 여성이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대만을 찾아온 외국 여행객들은 오해(?)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이 여성들은 성매매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불법도 아니다. 이러한 광경은 대만에서는 일상적인 모습이며, 대만에서만 볼 수 있는 기이한 풍경일 것이다.
빈랑을 파는 젊은 여성을 가리켜 ‘빈랑서시(檳榔西施)’라고 부른다. 빈랑서시는 대만에서만 있는 특수한 직업 중 하나다. ‘서시’는 중국 춘추시대 월국(越國)의 여성을 가리킨다. 서시는 양귀비(楊貴妃), 왕소군(王昭君), 초선(貂嬋)과 함께 중국 고대의 4대 미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대만 정부는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빈랑서시를 규제하고 있다.
타이베이(臺北)시와 타오위엔(桃園)현를 시작으로 타이중(臺中)시, 타이난(臺南)시, 가오슝(高雄)시 등 대도시에서도 그 모습을 감췄다.
시내 고속도로 나들목 부근, 지방에서는 길가에 서서 빈랑을 파는 여성들의 모습은 여전히 볼 수 있으나, 야한 복장은 더 이상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한때 1990년대 전성기에는 대만 주요 도로를 따라 많게는 약 6만곳의 빈랑 판매점이 몰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랑에 대한 대만 정부의 규제 배경에는 건강 문제도 있다. 빈랑은 중독성이 강하고, 치아를 붉게 변색시키는 데다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담배 잎과 병용하면 후두암, 구강암, 식도암 등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2014년 이후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빈랑을 씹을 때 나오는 액을 거리에 뱉을 경우 벌금을 내야하며 중독 치료도 받아야 한다. 보조금을 지급해 빈랑나무 경작지를 다른 작물로 바꾸는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대만 정부는 오래 전부터 규제 정책을 시행했지만, 이미 담배와 같은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통제가 쉽지는 않았다.
중국을 비롯해 대만,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오래 전부터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은 빈랑은 태평양, 아시아 및 동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야자나무과에 속한 열매를 말한다. 전 세계에서 술, 담배, 카페인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기호식품이기도 하다.
빈랑은 원래 약재로 사용되는 식물이었으나, 근현대에 들어오면서 각성제로 사용되고 있다. 대만에서는 빈랑 열매를 식용 석회(굴 껍질을 갈아서 만든 가루)를 바른 베틀후추 잎에 말아서 씹어 먹는다.
빈랑을 씹다 보면 열매에서 나오는 붉은 색소 때문에 입안이 붉은 핏빛으로 물든다. 그래서 대만에서는 빈랑을 즐겨먹는 사람들을 가리켜 ‘붉은 입술족(紅唇族)’이라고 부른다.
특히 빈랑은 1990년대 이후 대만 경제를 책임지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대만에는 ‘빈랑나무 한 그루면 아이 하나 대학 공부 시킬 수 있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빈랑은 원래 길거리 노점에서 팔았지만, 지금은 유리 부스 안의 화려한 조명 불빛 아래에서 섹시한 옷을 입은 여성들이 판다.
화려함을 좋아하는 대만의 거리에서 네온이 반짝반짝 빛나는 희미한 불빛 유리에 여성이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대만을 찾아온 외국 여행객들은 오해(?)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이 여성들은 성매매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불법도 아니다. 이러한 광경은 대만에서는 일상적인 모습이며, 대만에서만 볼 수 있는 기이한 풍경일 것이다.
빈랑을 파는 젊은 여성을 가리켜 ‘빈랑서시(檳榔西施)’라고 부른다. 빈랑서시는 대만에서만 있는 특수한 직업 중 하나다. ‘서시’는 중국 춘추시대 월국(越國)의 여성을 가리킨다. 서시는 양귀비(楊貴妃), 왕소군(王昭君), 초선(貂嬋)과 함께 중국 고대의 4대 미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대만 정부는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빈랑서시를 규제하고 있다.
타이베이(臺北)시와 타오위엔(桃園)현를 시작으로 타이중(臺中)시, 타이난(臺南)시, 가오슝(高雄)시 등 대도시에서도 그 모습을 감췄다.
시내 고속도로 나들목 부근, 지방에서는 길가에 서서 빈랑을 파는 여성들의 모습은 여전히 볼 수 있으나, 야한 복장은 더 이상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한때 1990년대 전성기에는 대만 주요 도로를 따라 많게는 약 6만곳의 빈랑 판매점이 몰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랑에 대한 대만 정부의 규제 배경에는 건강 문제도 있다. 빈랑은 중독성이 강하고, 치아를 붉게 변색시키는 데다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담배 잎과 병용하면 후두암, 구강암, 식도암 등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2014년 이후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빈랑을 씹을 때 나오는 액을 거리에 뱉을 경우 벌금을 내야하며 중독 치료도 받아야 한다. 보조금을 지급해 빈랑나무 경작지를 다른 작물로 바꾸는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대만 정부는 오래 전부터 규제 정책을 시행했지만, 이미 담배와 같은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통제가 쉽지는 않았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15일 대만 국민 희극배우 주거량(豬哥亮, 예명)이 대장암으로 별세하면서 빈랑이 다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코미디의 천왕’이라고 불린 주거량은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한국의 고(故) 이주일과도 같은 존재다. 바가지 머리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그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거량은 인기몰이에 한창이었던 1999년에 엄청난 도박빚을 지고 돌연 잠적해 사회적 무리를 일으켰다.
그는 2009년에 연예계 복귀에 성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복귀 당시 그는 술과 담배 그리고 특히 도박과 빈랑을 끊겠다고 공언했다. 바로 주거량이 대표적인 빈랑 애호가였던 것이다.
최근까지도 TV와 각종 신문, 뉴스에서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거량이 빈랑을 지속적으로 섭취해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빈랑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를 주장하기도 한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인생은 드라마와 같고, 드라마는 인생 같다”면서 “대만인의 기억 속에 코미디계 천왕으로서 영원히 그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주거량의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했다.
‘코미디의 천왕’이라고 불린 주거량은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한국의 고(故) 이주일과도 같은 존재다. 바가지 머리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그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거량은 인기몰이에 한창이었던 1999년에 엄청난 도박빚을 지고 돌연 잠적해 사회적 무리를 일으켰다.
그는 2009년에 연예계 복귀에 성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복귀 당시 그는 술과 담배 그리고 특히 도박과 빈랑을 끊겠다고 공언했다. 바로 주거량이 대표적인 빈랑 애호가였던 것이다.
최근까지도 TV와 각종 신문, 뉴스에서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거량이 빈랑을 지속적으로 섭취해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빈랑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를 주장하기도 한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인생은 드라마와 같고, 드라마는 인생 같다”면서 “대만인의 기억 속에 코미디계 천왕으로서 영원히 그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주거량의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했다.
황선미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ACCI) 책임연구원(국립대만사범대학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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