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인플레이션 달성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기한을 기존 2018년에서 2019년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8개월 만에 달성 목표가 또 다시 연기되면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정책)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NHK 등 현지 언론은 20일 보도를 통해 일본은행이 통화정책결정회의를 통해 현행 완화 정책을 유지하되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시기는 현행 2018 회계연도에서 1년 늦추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추가적으로 연기 조치를 내린 것이다.
지난 2013년 취임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 2% 목표를 2년 안에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이번까지 6번째 목표 달성 시기를 늦추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현지에서는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그동안 대규모 완화정책을 기반으로 투자와 소비를 장려해왔던 '아베노믹스'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기회복과 고용환경 개선 등으로 인해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하면서도 실제로 불안 심리가 심화되고 있는 소비자의 소비 성향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가 달성 목표 시기가 반복적으로 연기되면서 일본은행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엔화 환율이 안정돼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수익과 설비 투자가 증가하면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가 상승할 여력은 있다는 희망론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통상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시기를 변경할 때를 전후로 해서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취해왔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현행 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현행 -0.1%로 동결하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목표도 현재의 0%대를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 국채 매입 속도도 연 80조엔 규모의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은행은 2017 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2018 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각각 전망했다. 2017 회계연도 근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4%에서 1.1%로, 2018 회계연도는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수출과 생산 현황이 개선되면서 개인소비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