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서울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 기획관리실과 증권보험국,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증권업무담당관실 등을 두루 거쳤다. 이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서 다양한 보직을 역임했고 2011부터 2014년까지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지냈다.
김 회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답지 않게 틀에 얽매이지 않고 소통을 중시하는 CEO로 유명하다.
수출입은행장 시절 '바로 CEO 메일', '인트라넷 SNS' 등 소통창구를 만들었고, 농협금융 회장 취임 이후에도 사내게시판에 'CEO와의 대화방'을 개설해 임직원들의 생생한 의견을 듣는데 귀 기울였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뻣뻣하고 소통되지 않은 기업문화로 끊임 없이 지적받아 왔지만, 김 회장이 취임한 2015년부터 부드럽고 유연한 조직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단력도 남다르다. 그동안 농협금융에서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빅 배스'(big bath·대규모 손실처리)를 단행하면서 농협금융의 내실을 다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지만, 계열사에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도록 하고 손익상황을 매일 챙겼다.
이를 통해 농협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5127억원(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6464억원)을 기록해 올해 목표 순익(6500억원)을 80% 가까이 달성했다.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신용사업 조직을 분리해 지주사를 설립한 이후 상반기 성적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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