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등장에 시중은행 겉으론 여유, 내심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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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7-08-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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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카카오뱅크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카오뱅크가 출범 닷새 만에 100만 계좌를 돌파했다. 예상보다 거센 돌풍에 시중은행도 어느정도 긴장하는 눈치지만 크게 게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업이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비대면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실질 이용률이 케이뱅크보다도 낮은 만큼 당분간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눈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영업 5일 만인 지난 31일 오후 1시 기준 계좌 개설 100만좌, 앱 다운로드 수 178만건을 기록하며 초반 돌풍을 이끌었다. 가입자 수만 보면 출범 4개월 정도 된 케이뱅크를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대출이나 예적금, 체크카드 발급 상황은 조금 다르다.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 은행이다보니 체크카드가 없으면 출금이 불가능해 체크카드를 신청한 고객은 67%에 불과하다.

여신액과 수신액도 각각 3230억원, 3440억원에 머물렀다. 1인당 여신액은 약 32만원, 수신액은 약 34만원 수준으로 시중은행은 물론 케이뱅크보다도 낮다.

업계에서는 실제 이용 목적보다는 호기심에 가입한 고객이나 소액 거래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0만 가입자들이 카카오뱅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고액 자산가들은 비대면보다 대면상담을 선호하는 점도 시중은행이 아직 여유를 부리는 이유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긴 하지만 자산가의 대부분은 50대 이상에 집중돼 있다. 수익의 일정부분 이상을 차지하는 자산가들을 두고 굳이 비대면거래에 전력을 쏟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거래와 시중은행의 대면거래가 서로 다른 시장으로 보고 있다. 어느정도 영향은 미치겠지만, 탄탄한 오프라인 네트워크와 전문인력 등 기존 인프라를 잘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은산분리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갖고 있어 현행 은산분리법에 어긋나지 않게 증자를 할 수 있지만 은산분리가 완화되어야만 사업 확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큰 위협을 느끼려면 시중은행 수준의 다양한 대출, 신용카드, 방카슈랑스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이 각각 고유의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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