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올해 5월 독일 MICE 전문박람회 'IMEX 2017'에 참가해 국제회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
서울관광재단의 출범을 앞두고 그 역할과 기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조직형태가 전환되는 만큼 민간과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관광산업 기반 강화 및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데 한몫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 관광 투자 '갈 길이 멀다'
세계관광기구(UNWTO)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관광객은 12억명을 이미 넘어섰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표한 '2017년 세계 관광경쟁력 지수'를 보면 대한민국은 2015년 대비 10단계 상승한 세계 19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인접한 일본(4위), 중국(15위)에 비하면 가야 할 길이 너무도 멀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5.1%(총고용 156만여명) 수준으로 인접국인 일본의 7.5%(총고용 440만명), 중국의 9.1%(7072만명)에 비하면 차이가 크다. 이 통계는 주변국 및 관광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관광부문 투자가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뉴욕의 NYC&Company, 런던의 London&Partners, 파리의 Paris Convention&Visitors Bureau, 도쿄의 도쿄관광재단(東京觀光財團) 등 저마다 형태는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도시의 특성화된 자원들을 발굴・상품화하고 마케팅하는 데 역량을 모은다. 즉, 도시의 매력을 팔고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2017년 세계 관광경쟁력 지수.[자료=관광지식정보시스템]
◆ 민간과 협력 전문성 발휘해야
서울관광재단의 역할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전략수립 및 관광마케터'로 관광객 행태, 소비 패턴 등 수많은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그에 맞는 유치전략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시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별·타깃별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관광도시 서울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려 나가고자 한다.
다음으로 '관광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임무다. 2000년의 역사도시인 서울은 다채로운 관광자원을 지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속담처럼 서울의 역사·문화, 자연, 축제·이벤트 등 특화자원을 찾아내 상품화시킨다. 서울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춘 만큼 서비스 전달체계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변화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과학적 수요분석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관광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관광업계 코디네이터 및 인큐베이터' 역할도 주어진다. 외래관광객 수가 늘어나면서 서울 소재 관광사업체는 2010년 5373곳에서 2015년 8406곳으로 56.4% 증가했다. 반면 관련기업의 영세성으로 존속 기간 5년 미만이 2곳 중 1곳(46.6%)에 이를 정도로 '다산다사(多産多死)' 형태의 시장구조를 지녔다. 따라서 역량 있는 기업 발굴・육성 및 관광전문인력을 길러내는 인큐베이팅이 중요하다. 특히 관광현장의 목소리를 서울시에 전달해 업계 성장을 돕는 코디네이터가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사업) 전문기관인 컨벤션뷰로(Convention Bureau)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서울은 국제협회연합(UIA) 기준 2015년 526건의 국제회의를 열어 2년 연속 세계 3위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기보다 지출액 증대, 대표 MICE 육성 등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국제적인 비즈니스 감각 및 매너와 노하우를 갖춘 전문인력을 키워내 여러 해외 MICE를 유치하는 데에도 역량을 모아야 한다.

[서울관광재단 역할]
◆ 앞으로 남은 절차는
서울관광재단 설립은 전체 공정 중에서 8부 능선을 넘었다. 그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관광마케팅㈜이 민·관 공동으로 자본금을 출자해 만든 기관이었기 때문이다. 자본금의 50%가량을 손실 본 민간주주를 설득하는 게 관건이었다. 수차례 회의 테이블에서 만나 조직형태 전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해 공감대가 형성됐다. 민간주주들은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서울관광 발전 차원에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올해 5월에는 당시 행정자치부와의 사전협의도 무난히 통과됐다. 이후 재단설립 관련 조례안에 대한 공청회, 서울관광전담기구 발전방안 전문가 좌담회 등을 거치며 심층적인 논의를 이끌어왔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서울관광재단 설립준비위원회'를 꾸려 기능과 조직, 인력 등의 세부적인 사항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제 재단이 출범하려면 그 근거인 조례가 통과돼야 한다. 서울시는 조례안과 재단 출연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시의회 통과가 이뤄지면 곧바로 임원 채용 절차에 들어간다. 정해진 일정대로면 2018년 1월 초에는 서울관광재단이 공식 출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5월 서울을 찾은 중국 중마이그룹 직원 4000여명이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에서 삼계탕 파티를 즐기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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