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게임업계 IP 열풍...'양날의 검' 명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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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강 기자
입력 2017-09-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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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게임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는 IP(지식재산권)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유명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시장을 석권하며 봇물처럼 늘어나고 있는 점은 놀랄일도 아닙니다.

대표적으로는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M'을 들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대표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 버전으로, 월 매출 2700억원에 달하는 흥행작으로 시장을 선두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넷마블이 출시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레볼루션)' 또한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 역시 모바일 게임 최초 월 매출 2000억원을 넘은 흥행 수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유명 게임으로 시작하면 최소 중박은 친다"라는 말이 공공연히 도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소위 말하는 명품 브랜드의 '장인(匠人)' 정신이 깃든 작품이 호평을 받듯이, 원작을 활용한 게임들이 잇달아 '대박'을 거두면서 IP를 둘러싼 게임 업계의 경쟁은 가속화되는 양상입니다.

문제는 원작의 명성에 지나치게 의존한 게임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게임 업계의 개발 역량 위축은 물론, 자사의 경쟁력 약화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인 만큼 이용자의 기대치가 높지만, 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원작 게임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넥슨의 '서든어택2'와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 등은 유명 IP를 활용했지만, 조기 서비스 종료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웹툰 IP로 출시 초반에 주목을 받았던 '마음의 소리', '신의 탑', '덴마' 등도 현재 구글 플레이 기준 매출·인기 순위 100위권을 벗어난지 오래입니다.

게임사들간 IP 경쟁이 격화되면서 다양한 법적 분쟁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소프트는 PC 온라인 게임 '미르의전설2'를 놓고 10년이 지나도록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NHN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 간 카카오프랜즈 IP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으며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자회사 이츠게임즈의 '아덴'이 자사 게임 리니지를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유명 IP가 마냥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단순히 IP에 의존하기 보다는 모바일 게임에 걸맞는 콘텐츠 차별화가 우선되지 않으면 까다로운 유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신생 IP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양날의 검'이란 검의 날이 상대를 베는 데 쓰일 수도 있지만 잘못 휘두르면, 오히려 자신을 베어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IP 활용이 대세로 떠오른 지금 이를 잘 활용하면 '이기(利器)'가 될 것이나, 잘못 쓰이면 '해악(害惡)'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게임 업계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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