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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투자협회]
흥국생명의 자본확충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후순위채로 보완했던 가용자본이 내후년부터 매년 430억원씩 차감돼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2019년 결산 시점부터 후순위채 자본인정액이 현행 2150억원에서 1720억원으로 430억원 줄어든다. 이후 2023년까지 매년 자본인정액이 430억원씩 차감돼 결국 모두 없어지게 된다. 지난 6월 말 지급여력금액이 2조3273억원 수준인 흥국생명에는 적지 않은 충격이다.
현행 RBC(지급여력) 제도에서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인정을 받아 발행에 성공하면 RBC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기본자본의 50% 한도 내에서만 보완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잔존 만기 5년차부터 매년 20%씩 자본인정액이 차감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차입금인 후순위채무액은 자본의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탓이다.
흥국생명이 지난 2013년 발행한 제1회차 후순위채 2000억원은 현재 모두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2019년 10월 10일이 지나게 되면 자본인정액이 400억원 줄어들게 된다. 동시에 올해 3월 발행한 사모 후순위채 150억원의 자본인정액도 30억원 차감된다.
문제는 2150억원의 후순위채를 전액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도 흥국생명의 건전성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6월 말 기준 흥국생명의 RBC 비율은 162.2%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145.4% 대비 개선됐으나 생보사 평균인 290.71%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이 최근 서둘러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후순위채 자본 차감이 시작되기 전에 대규모 자본 확충을 마무리지으려 한다는 시각이다. 현재 흥국생명은 5억 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로드쇼를 진행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후순위채는 발행 당시는 좋더라도 만기가 다가오면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도 이자만 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흥국생명이 올해 상반기 후순위채를 발행하려다 신종자본증권으로 선회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전반적인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면 후순위채 자본 차감 등 제반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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