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이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만을 거듭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7% 감소했다. 누적 영업이익도 70억원으로 전년 대비 6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5.5% 증가한 3286억6100만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실적이다.
앞서 지난 2분기에도 누적 매출액은 7.5% 증가한 2087억원을 기록했으나, 분기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한 바 있다. 2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56억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 143억원 1/3 수준에 그쳤다.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매출액은 소폭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영업이익 실적에서는 전년 대비 감소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판권도입제품 추가와 주력제품 부진, 카나브 수출 로열티 수익방식 변경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스위스제약사 로슈 항암제 ’타쎄바’, 미국제약사 릴리 당뇨병약 ‘트루리시티’, 일본제약사 아스텔라스 배뇨장애개선제 ‘하루날디’, 과민성방광약 ‘베시케어’ 등에 대한 공동판매권을 확보했다. 올해 초에도 릴리 2개 제품을 추가했다.
때문에 올해 해당 제품들에 대한 신규 영업활동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2분기 누적 매출원가율은 59.4%로 전년보다 6.14%p(포인트) 높아졌다. 3분기 역시 전년보다 6%p 내외로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사이 성장동력이었던 주력제품 고혈압약 ‘카나브’ 제품군도 매출확보에 부진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2분기 누적 매출액은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떨어졌고, 3분기에도 15.8% 감소한 8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안정화를 위해 카나브 수출 로열티(계약금) 수입을 안분인식(장기 수익분할)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분기별 수익이 하락한 것도 영향을 받았다.
매출 성장을 위한 사업 확대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속적인 수익성 하락은 보령제약에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2분기 실적이 하락했다고 발표된 이후 당시 주가가 14% 떨어지기도 했다. 매출액이 증가와 달리 수익성이 낮아지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확대되고 있는 카나브 수출계약 규모는 긍정적이지만 한계가 있다. 현재 보령제약이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중국, 동남아, 아프리카 등 현지 기업과 체결한 카나브 제품군 수출계약 규모가 총 4억7426만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수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멕시코 등 중남미 일부 국가다. 올해 4월과 8월 각각 싱가포르와 태국에서는 시판허가를 획득해 판매가 가능해졌지만, 아직 다수 수출계약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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