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가 수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었다. 우리나라 수출이 12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긴 연휴로 조업 일수가 줄면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둔화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출은 449억8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출은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9월까지 9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던 수출 증가율은 둔화됐다.
수출의 경우 지난 5월 13.1%, 6월 13.4%, 7월 19.5%, 8월 17.3%, 9월 35.0%로 큰 폭의 증가율을 보여왔지만 10월(7.1%) 들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지난달 긴 추석 연휴로 인해 조업일 수가 전년 대비 4.5일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수출물량은 전년 대비 9.1% 감소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확대로 수출 단가가 17.8% 증가하며 전체 물량 감소를 상쇄했다.
품목별로 △반도체(69.6%) △선박(36.0%) △석유제품(10.3%) △석유화학(6.1%) △철강(4.5%) △디스플레이(4.3%) △컴퓨터(2.3%) 등 7개 품목이 증가했다.
반도체의 경우, 수출이 전년 대비 69.6% 증가하며 역대 2위인 9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세부 품목 중 멀티칩패키지(MCP)가 26억9000만 달러로,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가 11억3000만 달러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일반기계(-6.9%), 자동차(-12.8%), 섬유(-18.7%), 자동차부품(-28.4%), 무선통신기기(-29.0%), 가전(-41.6%) 등은 조업일 감소와 판매 부진, 해외생산 확대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국가별로 중국과 아세안(ASEAN), 베트남, 유럽연합(EU) 등에서 수출이 늘었다.
대(對) 중국 수출이 125억8000만 달러로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했고, 아세안은 73억7000만 달러로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 늘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자동차·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감소하며, 4개월 만에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미 무역흑자는 전년 대비 5억4000만 달러 줄었다. 1~10월 누적 무역흑자는 148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4.9%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석유·유연탄 등 원자재 수입 등이 늘면서 전체 수입은 376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제조업 생산 증가, 정보통신(IT) 경기 및 한국과 미국의 증시 호조세로 양호한 교역 여건이 유지될 것"이라며 "단 보호무역주의 정책 심화, 미 연준 보유자산 축소 및 금리 인상 가능성, 한반도 지정학적 요인 등이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변수가 없는 한 올해 12월 중순 이후, 무역 1조 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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