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총 46회의 여진이 이어졌다. 전국을 강타한 강진으로 포항에서만 1346명이 일시대피하는 등 공포에 떨었다. 정부는 현지 요청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1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5일 오후 2시 29분께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우리나라에서 지진을 관측한 이래 작년 9월 12일 경주의 규모 5.8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이날 오후 5시까지 46회의 여진이 있었다. 본진 뒤 같은 날 오후 4시 49분께 규모 4.3, 하루가 지난 16일 오전 9시 2분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 3.6 규모로 흔들렸다. 강도별로 규모 4~5 미만 1회, 3~4 미만 3회, 2~3 미만 42회 등이다.
인명피해는 모두 6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1명은 집으로 돌아갔고, 11명이 병원에 입원 중이다. 1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별 피해로는 사유(주택·상가·공장) 1293건을 비롯해 학교 건물 균열, 상수관 누수 등 다수의 공공시설도 손상됐다. 일시적인 통신장애도 있었다. 인근의 경주 양동마을 무첨당, 수졸당 고택 등 23건의 문화재 피해도 확인됐다.
기관별 조치사항을 보면 교육부가 전날 오후 8시 대학수학능력시험 1주일 연기를 발표했다. 산자부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하기관 비상대응체계 유지 조치, 국토교통부가 철도·KTX 등 핵심 서비스 유지실태 점검에 각각 나섰다.
행안부는 교육부와 합동으로 포항지역 학교에 대한 긴급점검을 벌인다. 또 전문가로 구성된 지진 피해시설물 위험도 평가단을 지속 운영한다. 국토부, 보건복지부 등 7개 부처와 경상북도, 포항시로 구성된 응급복구지원단이 피해 잔재물 처리 등을 맡는다.
포항시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차가 추진된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향후 선포가 이뤄지면 피해지역은 응급대책, 재난구호, 복구에 필요한 행정·재정·금융·의료상 특별지원을 받게 된다.
정부는 포항시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40억원을 우선 지원키로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의 건의를 받은 이낙연 총리 지시에 따른 것이다. 민생안정을 위한 사업에 지역현안 특별교부세 지원도 적극적으로 고민한다. 피해주민에게는 취득세,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이나 기한연장도 반영한다.
행안부 안영규 재난관리정책관은 "지난 경주의 지진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필요 시 중앙재난피해합동조사단을 꾸려 신속한 조사와 복구로 주민생활안정에 기여토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외부일정을 잡지 않고 청와대에 머물며 지진 피해 수습을 지휘했다. 또 청와대와 관계부처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로 인한 후속조치 및 각종 산업시설의 이상 여부, 여진 발생 대비 안전대책 등도 보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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