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중국 선전컨벤션센터(SZCEC)에서는 중국 최고의 하이테크 박람회인 ‘중국 하이테크 페어(CHINA HI-TECH FAIR)가 개최됐다. 전시회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사무국을 맡고 있다 보니, 매년 전시회에 참가하며 중국 하이테크 산업의 변화와 선전의 눈부신 발전을 느낀다.
선전은 중국에서 제일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배려도 있었지만 홍콩이나 마카오의 영향으로 도시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외국인의 투자 역시 급속히 증가해, 세계적 기업들이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또 그간 홍콩의 역할로 대표됐던 금융과 물류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마이스(MICE) 산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19년 전만 하더라도 변변한 전시장 하나 없는 곳이었는데, 현재는 선전컨벤션센터만 하더라도 1년이면 140여개 국제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다. 또 2019년 완공을 목표로 50만㎡의 초대형 전시장이 신규로 건설되고 있다.
선전의 경우 대표적인 산업과 전시회가 비례해 성장하고 있는데, 선전의 가장 대표적인 전시회로는 중국 하이테크 페어, 선전 문화 엑스포, 선전 물류 전시회, 선전 어패럴쇼, 선전 선물 용품 박람회 등이 있다.
선전 컨벤션 센터는 선전시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고, 현재 100여명의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전시장의 가장 위층에 있는 보안실을 가보면, 전시장 보안 시스템을 볼 수 있다. 선전의 대표적인 ICT(정보통신기술) 전문 기업 화웨이의 보안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실시간으로 전시장 현황을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향후 관람객의 동선 파악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국가급 전시회 플랫폼을 활용해 자국의 글로벌 기업을 세계에 알리고 투자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국 하이테크 페어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1회부터 참석해온 텐센트다. 주요 주제 포럼에서는 세계적인 드론 기업이자 선전의 대표 유니콘 기업인 DJI를 비롯해 중국의 테슬라 비야디(BYD) 등 세계적 기업의 경영진들이 참여해 오피니언 리더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조금만 걸어 나오면 쉽게 공원을 마주할 수 있다. 녹지율도 중국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2008년 디자인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창의원 폐공장(OCT LOFT)을 재생시켜 만든 6000여개의 디자인 스튜디오만 하더라도 10명 이상의 디자이너들이 근무하고 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창의적 그래피티(Graffiti art)와 디자이너들의 위트는 자칫 기술만으로 딱딱해질 수 있는 이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또 주민 대다수가 외지에서 온 도시로서, ‘외지인의 천국으로 우리 모두는 지구인‘이라는 농담을 입에 달고 살며, '남자가 20이 넘어도 창업을 하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다'라는 인식의 ’창업 생태계‘이면서, 최근 선전 출생 1호인 1980년생들이 한참 자리를 잡아 근무중이기도 한 매우 젊은 도시이다.
이런 선전의 내일과, 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하는 중국 하이테크 페어의 내년이 참 궁금해진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