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0일 출입기자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총재는 지난 20일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출입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금리인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금리인상 자체는 유로존 경제가 견실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을 인용해 "제 입장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임기 중 다섯번 기준금리를 내리다 임기 만료 4개월 앞두고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는 "임기가 끝나기 전에 혹은 연내에 인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3분기 성장률 수치가 생각보다 좋게 나온 데다 국제통화기금(IMF) 미션단의 금리를 두 번 올려도 완화적이라고 하는 평가한 것이 시장의 기대와 시장금리를 올려놓은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기준금리를 정하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당시 시장에 거의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금리정상화를 할 수 있는 적기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헤드라인물가와 근원물가 중 근원물가가 통화정책 운영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의미가 크다"며 "근원물가가 상승하다가 지난달부터 좀 내려앉아서 일부 금통위원들이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는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어떻게 될지 면밀히 짚어보고, 금융안정상황도 일정부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 두 달 후에 지표라든가 여건 변화 등을 보고 그때 가장 맞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아울러 이 총재는 시장과의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는 한은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설문조사에서 탁월한 소통능력 등으로 A학점을 받은 옐런 연준 의장조차 "시장참가자들은 중앙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정보를 기대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는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여러 중앙은행이 안고 있는 큰 과제라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며 "시장참가자들은 중앙은행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소통해 줄 것을 바라지만, 중앙은행을 둘러싼 정책여건이 날로 불확실하다보니 앞으로 발생할 일을 사전에 정확히 알 수는 없기 때문에 확실하게 전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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