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국회]
보험사 자산운용규제 기준 변경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린다. 과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이 '삼성법'이라고 불린 것과 일맥상통한다. 고객의 돈을 받는 금융사가 계열사의 지배구조 용도로 활용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최근 삼성생명법을 비롯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겨냥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와 관련된 법안이 적지 않아 향후 지배구조 변경을 초래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는 오랫동안 삼성그룹 전체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져 왔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 또는 채권을 보유할 경우 그 보유금액이 보험사 총자산 혹은 자기자본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8.19%는 30년 전쯤 취득 가격으로 계산돼 문제가 없었으나 시가로 환산하게 되면 규제 기준을 초과하게 된다. 결국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 변경도 불러올 수 있다. 삼성생명은 화재·카드·증권·자산운용의 지분을 다수 보유한, 사실상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중심이다. 삼성생명의 계열사 주식 보유가 문제가 될 경우 다른 계열사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를 제한하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법안이 이미 국회에 발의돼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금융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활용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10여개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법안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영선·박용진·이종걸·제윤경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이다.
발의 법안의 종류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대부분 인적분할 후 자사주를 활용한 대주주 지배력 강화를 사전에 차단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이종걸 의원과 박영선 의원이 각각 발의한 상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처분 혹은 소각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제윤경 의원의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인적분할 시 미리 자사주를 소각하도록 만들어 자사주 활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그 밖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를 규제하려는 법안도 눈에 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의식 불명 상태여서 회사의 경영에 관여하기 어려운 총수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이 부회장을 겨냥한 법안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사업기회나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총수의 이득을 환수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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