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국제시세가 9000달러를 밑도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인도 등 가상화폐에 대한 각국 규제의 여파에 따른 것으로, 가치 하한선이 최소 9000달러 수준에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13% 떨어진 8810달러에 머물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1만 9511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오후 들어서는 9100달러대까지 반등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8000달러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것은 한국과 중국 등에 이어 인도 정부도 가상화폐 규제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일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이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볼 수 없다며 결제 금지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것이 로이터통신 등 외신의 분석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어서자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9000~1만 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 나왔다. 하루 사이에 9000달러선이 붕괴되면서 하한선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9000달러가 최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CNBC의 2일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가상화폐 투자사인 펀드스트래트의 톰 리 전략가는 최근 "비트코인의 '가장 낮은' 가격은 9000달러로 2018년이 매수 적기"라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올해 연말 기준 비트코인 가격을 2만 5000달러 수준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가상화폐 투자 관련 회사인 빗불 캐피털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조 디파스쿠알은 "새로운 비트코인 가격 하한선은 1만 달러로 정의할 수 있는 관측이 나온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을 지지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심리적 저항선이던 9000달러대가 무너지면서 당분간 비트코인 추가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분석 회사인 사이퍼캐피털의 닉 커크는 "규제 관련 뉴스가 많이 나오면서 시장을 공황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고 CNBC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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